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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나루 Oct 18. 2022

[Epilogue] 나는 불치병 환자다. 하지만,

당신 손톱 밑의 가시가 더 아픈 것이 정답!!

이 에세이를 쓰면서 가장 정했던 것이 글의 내용이 너무 감정적으로 흘러 '내가 세상에서 제일 불행해'라고 말할 것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조심하고 또 조심했는데 1부에 이어서 이번에도 역시 그건 실패인 것 같네요.

아프다는 사실만을 전달하자면 너무 메마르고 건조하고 잔혹하고 끔찍하다는 이유로 또 한 번 속절없이 속내를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저는 희귀 난치 질환 2가지, 난치 질환 두 가지를 포함해 20 여 가지의 병을 앓고 있습니다.

CRPS(복합부위 통증 증후군), 베체트,
혈관성 두통, 섬유 근육 통증, 자율신경 실조증(자율신경 기능 이상), 역류성 식도염, 위염, 부정맥, (5~6번) 목 디스크, 퇴행성 척추관 협착증, 중성지방, 고지혈증, 베체트 장염, 뇌 동맥류, 해리성 기억상실, 우울증, 불면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아프기 시작한 건 오래 부터지만 결정적으로 저 자신을 놓쳐버리게 된 건 10년이 채 되지 않은 부터였습니다.

지옥이 먼 곳에 있지 않다는 걸 온몸으로 채득 한 지난 투병의 시간들이었습니다.

삶과 죽음이 눈 한번 깜박이는 시간보다, 종이 한 장을 넘기는 시간보다, 무심코 들이셨다 내쉬는 숨결보다 가까이 있다는 사실에 두려움에 떨며 지내야 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저 더 이상 불행하 만들지 않습니다.


9 년간 극한의 고통을 겪으며 깨달은 건 고통이 나를 불행하게 만들지 말지 결정하게 하는 건 바로 저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통증은 저와 함께 하겠지만 항상 우울하고 항상 불행하다고 생각하던 마음은 이제 내려놓으려 합니다. 순간마다 느끼는 행복을 만끽하며 고통을 이기려 노력하려고 합니다.

혹여 저를 만나보시면 아실 수 있을 거예요.

제 얼굴을 보시면 바로 알아차릴 수 있으실 거라 믿습니다.


언제나 저를 위해 걱정과 염려, 기도를 보태주시는 모든 분들께 사랑과 감사를 보내드립니다.

제가 느끼는 어떤 통증과 고통보다 여러 분의 손톱 밑의 가시가 더 아프다는 사실을 항상 잊지 마세요. 언제나 당신 자신을 먼저 아끼고 사랑하는 스스로가 되시길 간절히 기도니다.

제가 믿는 신의 가호가 여러분 들에게도 함께하시길 바라고 원합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저는 또 고통과 싸우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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