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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지개바다 Mar 06. 2024

바다의 미라클 모닝

-공부환경의 중요성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다들 알다시피 카공족이라고 한다.

아니 카페에서 무슨 공부를 한다는 거지??

몰입을 얼마나 잘하면 큰 음악 소리와 사람들의 대화 소리에 공부가 가능한 걸까?

 나는 다른 대안이 없어 카페에서 공부를 해야 했던 경우를 제외하면  공부하기 위해 카페를  

가본 적은 거의 없다ㆍ

분위기를 바꿔 카페에서 공부를 해보려는 여러 번의 시도와 실패는 내 눈을 시원하게 해주는 멋진 바다풍경과 바꾸어도 충분히 용서가 된다.

나는 카공족은 아직은 아닌 것으로...






 대학 중간고사 기간에 학교 도서관에서 전공과목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다.  

아무리 외워도 끝이 없는 용어 덕분에 머리가 아프고 잘 마시지도 못하는 커피로 밤을 지새워보기도 했다.

친구와 함께 자취를 하던 때라 공부는 웬만하면 도서관에서 해결해야 했던 나는 도서관에서 사람들이 의자 끄는 소리, 실수로 켜놓은 벨소리, 속삭이는 소리까지도 신경 예민하게 받아들였던 초 초예민 학생이었다.


심지어 나는 내 옷소매를 365일 내내 걷어 올려 부치는 사람이다.

손목에 닿는 옷소매가 그렇게 불편하게 느껴질 수가 없다.

그런 내가 카페에서 공부를 할 수 없는 이유이다.

또한 그래서 끗발 날리게 공부를 잘하지 못했던 이유일수도 있겠다.

공부 못하는 애들 특징이 변명이 많다는 것쯤은 다들 알고 있으니까...






며칠 전 집에서 하는 공부가 답답해 가방을 싸고 집 앞 바닷가에 있는 커피숍으로 나갔다.

왠지 공부가 잘 될 것 같은 느낌에....

내가 자주 가는 카페는 아침 7시 반이면 오픈이라 새벽 4시에 일어나 영어책 좀 보고 독서를  다하고도 7시 반까지 기다리는 게 지루해 6시쯤  집을 나섰다.

요즘 운동을 쉬고 있어서 운동 겸 걸어가면 좋겠다 싶어 아직 날이 어둡지만 금방 밝아질 것을  감안해  호기롭게 걷기 시작했다.

차로 이동하면 신호대기하지 않아도 되는 새벽시간이라 좀 밟으면 10분이면 도착할 텐데 내 걸음으로는 50분은 걸어야 했다.  

가는 길이 무섭지는 않았다. 나와보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옷을 단단히 입고 모자와 장갑을 끼고 열심히 바닷가 쪽으로 걷고 있었다.  나 말고도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은 지구상에 참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며  주머니에 손을 찌르고 열심히 걸어가고 있었다.

 그날따라  새벽공기는 유난히 차고 추웠다.  다시 돌아갈까....라는 생각을 하며 돌아온 길을 뒤돌아봤다.

( 내가 뭔가를 이렇게 빨리 포기하는 사람이었던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의식적으로  뛰기 시작했다.


도착지인  카페를 가기직전 공항다리가 나오는데 거기까지 쉬지 않고 뛰어보기로 했다.

달리는 건 자신 있으니까..

공항다리까지 달리고 달린 김에 카페 앞까지 열심히 달렸다..

잘못생각했다.


도착한 카페는 오픈시간이 아직 한 시간이나 남았고, 바람도 차고앉을 곳도 없다..

조금 옆에 가면 6시 오픈하는 카페가 있긴 한데 거긴 커피가 솔직히 맛없다...( 커피맛 좀 안다이거지...)

잠시 갈등을 했지만, 목표지점을 바꿀 생각은 없었다.

달려서 너무 목이 말랐기에 근처 편의점에서 물하나를 사고 시간을 벌 무엇인가 필요해 계산대 옆에 보이는 일일복권을 하나 샀다.

단번에 꽝이었지만...



 편의점에서 시간을 여자저차 보낸 나는 오픈하자마자 카페 명당자리를 잡았다.

 공부할 책들도 꺼내고 내가 좋아하는 책도 꺼내서 두 시간정도 공부하고 갈 생각이었다.

아.... 너무 추운 곳에  있기도 했고, 달리기까지 했던 나는 따뜻한 곳에 들어오니 몸이 나른해지면서 급 피곤해졌다.   커피 한 모금 마시고 엎드렸다..

아...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너무 놀라서 고개를 들어보니 주변에 벌써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예민한 나는 온데간데없이 그 자리에서 30분을 꼼짝없이 잠이 들었던 것이다.

예민하다면서...

365일 걷는다던 옷소매도 손끝까지 내려놓고 푹 잠이 들었던 나는 적당히 책을 보고 적당히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택시 타고......


카공족은 다음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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