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임용고시가 끝났고 시험 결과는 말할 것도 없이 똑 떨어졌다. 다시는 임용고시를 볼 생각이 없었던 나는 오히려 마음이 더 홀가분해졌다.
교사라는 번듯한 직업은 사회적으로도 인정받는
멋진 진로였지만, 나는 좀 더 자유롭게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고
새로운 꿈과 목표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변에선 그런 나를 곱게 보지 않았다.
대학원까지 나온 애가 이제 와서 다른 일을
하겠다니 의지도 없는 애라는 소리도 들었고
형편이 어려운 우리 집 상황에 내세울 수 있는 건
내가 교사가 되는 일 밖에 없다는 말도 들었다.
답답함의 연속이었다. 난 단 한 번도 교사를 내 의지로 원한 적이 없었고, 대학원도 그저 사람의 마음을 더 잘 알고 싶어서가게 된 것이다. 그래서 취업 후 상환이 되는 학자금 대출을받아서 공부를 했었을 뿐인데 모두가 내가 교사가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계속되는 압박감 속에서 시달리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마음으로 준비한 두 번째 임용고시 역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채 끝이 났다.
그때를 계기로 내가 느낀 것은 모든 일에 있어서 결정은 누군가가 아닌 나 스스로가 내릴 줄 알아야
인생에 있어 후회를 안 한다는 점이었다.
남들이 보기에는 당시 합격률이 높았던 시험조차
합격을 못한 내가 한심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원하지 않는 것을 2년 간 도전한 내 시간이 아쉽고
아깝기만 했다. 물론 그 시간을 통해 내가 얻은 것도 많았고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시 나를 뒤덮었던 제일 큰 감정은 이랬다.
누가 이 마음을 알아주겠어
스스로의 아픔과 힘듬은 그 누구도 알 수없다.
오로지 본인의 몫으로 남아서 그 고통을 모두
감내하고 인내를 통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은 행복해지기 위한 것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