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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축복이야 May 10. 2024

지옥에도 꽃은 피네

시(詩)  20240510


원하지 않은 이름이 태어날 때부터 내 것이네

생김 또한 스스로 원한 적은 없어도 내 것이라

누구인들 이름에 지옥이란 말이 붙길 원할까

가혹한 관심인지. 지독한 무관심인지

이름을 붙이면 그 이름대로 되는 것인지

가만히 보고 있으면 이보다도 흉할까 싶고

거친 모양새, 붉은 살점 속 야비한 가시

먹고사는 일이 그리 만들었나 안쓰러움은 잠시,

아무 일 없는 듯 순한 얼굴로 돌연, 입 다물고 움켜쥐고선

서서히 숨통을 끊어내는 것이 독하디 독하다.

누구를 녹여내야 살 수 있는 운명

그 또한 원한 일은 아닐 텐가

억척같이 살아내다 시들어지니

너의 일은 모른 척, 꽉 다물고 있던 새침한 몽우리

가진 모양, 이름 그대로 살아 낸 이파리 위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화사함을 드러낸다

흰 백의 얼굴에는 가시 하나 없구나

지옥에도 꽃이 피네

지옥에도 꽃은 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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