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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시작하니, 매일 보는 이야기
11화
얼굴 무늬
20240313
by
축복이야
Mar 13. 2024
손가락 끝마다 있는 살갗의 문양처럼
머릿속에 박제되어 있는 얼굴 무늬,
순간 떠오른 한 사람의 웃는 표정에
고리 고리 엮여 얼굴들이 나타납니다
하얀 이를 열 개도 넘게 보이며
같은 반 아이 엄마는 선한 눈으로 활짝 웃네요
긴장된 새 학기를 편안하게 바꾸어 놓았고요
8살 하율이는 눈도 입도 동글동글 만들어
한껏 놀란 표정을 지어요
그러고는 분홍 장미보다 더 환하게 웃으면
아이 예뻐라 말이 절로 나옵니다
나의 이준호는
입을 활짝 열고 반달눈으로 세상 무해하게 웃어요
너무나도 맑고 밝아 나도 따라 늘 웃게 됩니다
세상 시름 다 잊고 그냥 행복해지지요
우리 엄마는 빵 터지면
얼굴이 잔뜩 찡그려져서 음소거 모드가 됩니다
3초 후 꺽꺽 소리를 내며 웃어요
눈물까지 흘리니 가만 보면
웃는지 우는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미소나 웃음이나 반달눈이나
살짝 찡그려지는 코 끝이나
하얗게 드러나는 치아나
속까지 다 보일듯한 목젖이나
동그란 두 눈이나 웃음 끝 맺힌 눈물 같은
흔적들이 머릿속에 남아있어요
떠오르면 따뜻하고
따뜻해져 미소 짓고
그걸 보며 한껏 올린 광대와 입꼬리가 느껴집니다
지금 나의 얼굴 무늬는 어떤지 궁금해지네요
평생 모양이 변하지 않아
손도장으로도 누군지 알아채는 손가락무늬처럼
누군가의 웃음은 지문인냥 내 마음에 남았습니다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얼마나 따뜻하고 다정했는지 말입니다
keyword
무늬
얼굴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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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해 본 것, 작은 것부터 도전하고 있습니다. 마음가짐을 바꾸니 안 보이던 것들이 보입니다. 나만의 걸음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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