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쉬운 입장의 사람

마음 놓고

by 연꽃부용


흐르는 마음에 역류하는 삶을 살자 했다


무심하게 흐르는 마음에는 힘을 싣고

거스르려는 마음은 순응하게 하고

타협하려는 마음은 꺾어 버리고

나태한 마음에는 채찍을 가하고


그리고 또

그러려는 마음을 고요하게 유지하자 하며

집중하기도 했다


때론 고요했던 나의 중심은

외부의 것에 미친 듯 반응하고

때론 소용돌이 치는 외부의 변화에

더 없이 고요함을 유지하기도 했다


이후 겉으로는,

속으로는,

자유자재할 수 있게 되었다 자만했을 때

그 모든 흔적은 손끝에 나타났다


손에 한포진 병이 온다

면역질환 중 하나다

독이 나의 약한 곳을 친다



몸 전체를 도는 피를 속일 수는 없었다

낯빛도 눈빛도 고요를 유지했지만

그것은 피를 타고 내 손 끝에 여지없이 몰렸다


이후,

아무리 안팎의 폭풍과 고요가

반복적으로 나를 잡아흔들어도

손끝에 독이 몰리지 않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 나는 본다


감정이 섞여 있지 않은 어떤 질서들


지금은

감정과 맞짱을 뜨는 시간이 많아졌다


외부의 것에 의한 반응

내부의 것에 의한 반응


좀 더 미세해진 구덩이에 빠지지 않기 위해

자주 자주

고요해져야 하는


아쉬운 사람이 되기로 한다

모든 것에서


아쉬운 게 있는 자들이 걷는 것이다

광활한 세계

인간사


지혜롭게 하소서



옴 샨티 샨티 샨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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