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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문턱

욕망, 그 경계에 서다

by 나바드 Feb 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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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한 도시에 세 개의 문이 생겼다.


첫 번째 문은 높고 단단한 철문이었다.

그 문을 지나는 순간,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포기해야 했다.

먹고 싶은 것도, 사고 싶은 것도, 사랑하고 싶은 것도 금지되었다.

“욕망은 질서를 해친다.”

도시는 조용했고, 규율은 완벽했다.

그러나 사람들의 눈빛은 희미해져 갔다.


그곳은 전체주의의 도시였다.


두 번째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그 문을 통과하면, 누구든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었다.

법도 없었고, 금지도 없었다.

길에는 욕망이 넘쳐흘렀다.

어떤 이는 끝없이 부를 쌓았고,

어떤 이는 남을 짓밟아 더 높이 올라갔다.

“모두가 자유롭다.”

그러나 도시는 무너지고 있었다.

욕망이 서로를 집어삼키며,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그곳은 자유방임의 도시였다.


세 번째 문은 묘하게 균형 잡혀 있었다.

그 문을 지나면, 사람들은 자유로웠지만 한 가지 원칙이 있었다.

“너의 욕망이 타인을 해치지 않는 한, 원하는 것을 가져라.”

누군가는 부를 쌓았지만, 나눌 줄도 알았다.

누군가는 사랑을 했지만, 책임도 함께했다.

어떤 이는 예술을 펼쳤고, 어떤 이는 법을 세웠다.

욕망은 멈추지 않았지만, 그것은 스스로를 조절하는 힘을 가졌다.


그곳은 시민사회의 도시였다.


나는 세 개의 문 앞에 서 있었다.

첫 번째 문은 숨이 막혔고,

두 번째 문은 무너질 것 같았으며,

세 번째 문은 묘하게 따뜻해 보였다.


나는 손을 뻗었다.

그리고 문을 열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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