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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계동길[완결]

30화. 따뜻한 연말, 그리고 새로운 시작

by 나바드

12월 31일, 계동리.


한 해의 마지막 밤, 계동리는 여느 때보다 따뜻한 불빛을 머금고 있었다. 가게 안에는 오랫동안 이곳을 찾았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잡았다. 어느새 계동리는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과 고민, 꿈과 사랑이 머무는 곳이 되었다.


올해도 다들 열심히 살아냈고, 그만큼의 기쁨과 아픔이 있었고, 어쩌면 그 끝에는 서로가 있어 위로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자, 모두 잔을 들어요.

올 한 해도 정말 수고 많았어요.”


그 순간, 계동리는 작은 세상 같았다.

각자의 이야기를 가슴속에 품고,

그 밤을 뜨겁게, 따뜻하게 마주했다.


박지윤 & 최용찬: 오랜 시간 곁에 있던 사람


헌법재판소 판사들이 모여 앉은 테이블.

박지윤과 최용찬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우리… 이젠 그만 숨길까요?”


박지윤이 조용히 술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최용찬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난 이미 오래전부터 숨기고 싶지 않았어.”


임관훈이 옆에서 술잔을 들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이제야 공식 인정이네요?”


박지윤은 한숨을 쉬듯 미소를 지었다.


“그래요. 우리가 서로 좋아하는 거, 이제는 다 알 테니까.”


최용찬은 그녀의 손을 조용히 잡았다.


“그럼, 내년에는 더 이상 몰래 데이트할 필요 없겠다.”


판사들 테이블에서 작은 환호성이 터졌다.


“축하해요! 이제는 대놓고 연애하세요!”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최소현 & 김민석: 같은 곳을 바라보는 사람


“이 노래를, 당신에게 바칠게요.”


김민석이 기타를 치며 노래를 시작했다.


“한 해가 지나고, 새로운 계절이 와도

우리는 같은 공간에서, 같은 마음으로 만나겠지”


최소현은 창가에 앉아 그의 노래를 들으며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이곳을 처음 찾았던 날, 그의 음악에 이끌려 발걸음을 멈추었던 순간.


그리고 지금, 그들은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 속에 있었다. 김민석이 노래를 끝내고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내가 계속 당신 곁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요?”


최소현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나는 계속 당신의 노래를 들을 거예요.”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조용히 손을 맞잡았다.



임관훈 & 금슬아: 새로운 시작


헌법재판소 판사들이 모인 테이블에서,

임관훈이 조용히 웃으며 술잔을 기울였다.


그의 옆에는 서울대병원의 간호사, 그가 얼마 전 소개팅에서 만난 금슬아가 앉아 있었다.


“우리가 이렇게 연말을 함께 보내게 될 줄은 몰랐네요.”


금슬아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임관훈은 잔을 기울이며 말했다.


“나도요. 그런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요.”


그녀가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그럼, 우리… 내년에도 이렇게 함께할까요?”


임관훈은 따뜻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죠. 이제 시작이니까요.”


방송국 PD 이희재: 기록된 이야기들


늦은 밤, 이희재가 조용히 가게로 들어왔다. 그는 테이블 한쪽에 앉아 계동리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이 장면을 꼭 찍고 싶네요.”


주인장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다큐멘터리 제작 이야기, 아직 유효한가요?”


이희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술잔을 기울였다.


“그럼요. 여긴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곳이잖아요.”


증권사 이도건: 꿈을 향해 달리는 사람


“여기 오면, 내가 원하는 삶이 뭔지 다시 생각하게 돼요.”


이도건이 잔을 기울이며 말했다. 그는 서울 광화문의 증권회사에서 일하며, 언젠가는 스페인에서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어 하는 현실적인 직장인이었다.


“올해도 치열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자영업자들: 동네를 지키는 사람들


가구공방을 운영하는 임수정, 화실을 운영하는 강우진, 그리고 터키 아이스크림을 운영하는 부부.


“한 해 동안 우리도 참 열심히 살았죠?”


“그럼요. 내년엔 더 좋은 작품을 만들 겁니다.”


그들도 각자의 테이블에서 잔을 기울이며 연말을 기념했다.


병원 사람들: 생명을 지키는 이들


“우리도 올해 정말 열심히 일했어요.”


김봉준, 임수정, 유진수.

서울대병원 응급실을 지키는 의료진들도 함께했다.

그들은 한 해 동안 수많은 생명을 살리고, 이제는 서로를 위해 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건설사 오경식, 최준혁, 최소진: 현실을 설계하는 사람들


“우리가 설계한 건물들이 내년에도 무너지지 않기를.”


오경식, 최준혁, 최소진이 술잔을 부딪치며 웃었다.

그들도 올해 수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현실의 무게를 견뎌온 사람들이었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숨 돌릴 곳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환경미화원과 폐지를 줍는 할머니 : 계동리의 밤은 더욱 따뜻하다


“올해도 참 고생 많으셨죠, 아저씨.”


환경미화원 김 씨 아저씨와, 폐지를 줍는 정할머니.

그들도 함께했다.


“내년에도 이곳에서 따뜻한 차 한 잔 할 수 있겠죠?”


“그럼요. 계동리는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기다릴 겁니다.”


‘계동리 사람들’ 노트에 남겨진 마지막 글


올해의 마지막 밤.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사람들.


그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때로는 흔들리고, 때로는 지쳤지만,

결국, 같은 공간에서 다시 만났다.


헌법재판소 판사 임관훈, 최용찬, 박지윤


병원에서 일하는 김봉준, 임수정, 유진수, 금슬아


환경미화원 김씨 아저씨, 폐지를 줍는 정할머니


동네 자영업자 임수정, 강우진, 터키 아이스크림 사장 부부


방송국 PD 이희재


싱어송라이터 김민석


건축가 최소현


건설사 직원 오경식, 최준혁, 최소진


증권사 직장인 이도건


그리고 계동리를 조용히 지켜온 주인장.


“우리는 같은 공간에서 다시 만났다. 이곳이 언제나 그랬듯, 변하지 않는 따뜻함을 간직하고 있을 테니까.“


그리고, 계동리는 언제나처럼 따뜻했다.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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