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이름 Jun 16. 2024

실수와 움츠림을 대하는 어린 동물의 자세

2달 만에 사무실에 출근했다 퇴근하는 길. 


김쿼카의 표정은 좋지 않다. 업무 실수로 사수님에게 메신저를 받고 오처리도 2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3년 차나 됐는데 아직도 이렇게 기본적인 것도 틀리다니..' 스스로에게 실망감만 들었다. 이렇게 계속 우울해하다가는 내일 업무에도 지장이 될 것 같아 사회생활을 먼저 시작한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 


김쿼카 : ”기린아 너 일하면서 멘탈 무너질 때 어떻게 회복했어?.."


양기린 : “나는 좀 우울해진 경우에는 방에서 불 끄고 노래 들으면서 울었어.” 


양기린 : “그런데 일을 실수했을 때는 나는 왜 이렇게 부족하지.. 하면서 우울해했는데 생각해 보니까 나중에 할머니 돼서 내 삶에 큰일인 걸까 싶은 거야. 


정말 기억도 안 나거나 웃으면서 넘길 일이겠다. 내 삶에 극히 작은 일이구나 싶더라. "


김쿼카 : ”그러네. 할머니가 되면 이 일은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겠다."


양기린 : “지나고 보면 그럴 수 있는 일이야. 그게 오히려 내 발목을 잡지 않아. 성장시키지. 

우선 지금 할 수 있는 걸 해봐. 하나씩 하다 보면 나중에 겪는 일은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김쿼카는 양기린의 말에 곰곰이 되돌아봤다. ‘입사 초에는 이거보다 더 큰 잘못도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흐릿하네. 오히려 기린 말처럼 그때보다 지금 일은 더 꼼꼼히 하고 있고.' 뭔가 후련해진 마음에 슬며시 미소가 지어진 동물이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마음을 다잡은 동물은 집에 도착해서 오늘 처리한 업무를 재검토하고 있었던 실수를 적어서 복기했다. 그리고 편안한 표정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이전 02화 쏘냐르 세계에서 꿈 없는 동물의 살아가는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