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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름 Jun 09. 2024

쏘냐르 세계에서 꿈 없는 동물의 살아가는 법

“큰 꿈을 가지고 그 꿈을 꿈꾸며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세요.” 


김쿼카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은 동물들에게 항상 이렇게 말하곤 했다. 어릴 때부터 어른 동물들도 당연스레 아이들에게 장래 희망을 물어왔다. 


쿼카는 어릴 때부터 꿈이 많았다. 사진작가, 검사, 화원 가드너, 유치원 선생님 등등. 하지만 커가면서 하고 싶은 거보다는 할 수 있는 걸 찾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하고 싶은 것도 희미해졌다.


꿈을 꾸라는 이곳에서 꿈이 없어진 이 동물은 스스로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좋아하는 어른 동화 관련 일을 하고 있지만 이게 좋은 선택이었는지도 혼란스럽다. 몸은 다 큰 어른이지만 길 잃은 아이 같달까.


여느 때처럼 오래된 친구들을 만났다. 


“나 예전에는 꿈이 많았고 천직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잘 모르겠어. 지금 이 일을 하는 게 좋은 선택인 걸까” 


김쿼카는 조심스레 친구들에게 이야기했다. 진토끼도 이에 동조했다. 


“맞아. 나도 좀 그래.” 


분위기가 어두워지려는 찰나 송곰곰이 말했다. 


“음.. 난 지금 하는 일 계속하려고. 천직은 모르겠는데 여기서 일 빨리 배워서 쉽게 하는 게 목표야. 큰 꿈이 없으면 어때. 내가 할 수 있는 거 하면서 소소하게 일상 즐기는 것도 괜찮지.” 


김쿼카는 처음으로 꿈이 없는 것도 괜찮은 삶일 수 있겠다고 느꼈다.


큰 꿈이 없어도 주어진 하루에 충실하며 그 속에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삶. 퇴근 후 맥주 한 캔을 즐기거나 열심히 모은 월급으로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를 가며 행복을 느끼는 것. 쉬는 날 포근한 이불에 뒹굴뒹굴하며 낮잠을 즐기는 것. 모두 꽤 값진 생활이었다. 


김쿼카는 이후 원대한 꿈보다는 지금의 일상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일할 때 세웠던 소박한 목표들을 하나씩 이루거나 운동하고 영양제를 챙겨 먹으며 본인을 챙겨보는 것. 가족들과 같이 저녁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 


하루하루에 충실하고 그 순간을 즐기니 이 삶도 꽤 만족스러웠다. 김쿼카는 오늘도 그렇게 보내며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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