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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름 Jun 23. 2024

하나라도 좋은 건 있어

김쿼카의 아침은 요즘 유독 밝아졌다. 집 주변 산책길에 작은 나무 동산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나무를 좋아하는 동물은 일을 하며 잠시 힐링하는 시간으로 종종 아담한 숲을 보곤 했다. 


그런 곳이 싹 밀리는 모습은 씁쓸하고 슬프기만 했다. 이 집에서 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도 사라져 갔다. 그러던 어느 날. 동물은 창문을 보다 멀리 있는 산 사이로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마주하였다. 큰 감색 동그라미의 해와 나무들이 빼곡히 숲을 이루는 모습은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작은 동산이 없어졌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감상이었다.


예전에 코로롱으로 많은 동물이 아팠을 때 학생들이 머물던 학당도 텅텅 빈 적이 있다. 학당은 동물들이 없어지면서 미뤄놨던 보수 공사를 시작했다. 오래됐던 도서관도 리모델링하고 건물 외벽도 페인트로 단장했다. 그때 이부엉 선생님은 쿼카에게 이렇게 말해줬다.


“세상에 나쁘기만 한 건 없어. 하나라도 좋은 건 있지. 봐봐 학당이 비니까 미뤄놨던 공사를 시작하잖아.” 


그 말씀이 맞았다. ‘100% 나쁘기만은 한 게 없구나. 만약 작은 나무 동산이 사라지지 않았다면 감색 해가 산 너머로 뜨는 모습은 보지 못했겠지.’ 


김쿼카는 다짐했다. 앞으로 나쁜 일이 일어나더라도 좋은 점을 찾아보자고. 분명 긍정적으로 변한 게 하나는 있을 거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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