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옹!
총총 온니 혓바닥이 땅에 닿으려고 해.
침도 줄줄 새는 거 같아.
멍멍!
아구구 캬캬캬
야 내가 너무 빨리 달려왔나 봐.
바닷가에서 바람 가르기가 재미나서 네발을 허공에 뜨게 했더니, 헉헉대느라 그래.
헉헉대는 거 진정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다니까.
야옹!
우와. 총총온니는 대단한 개야.
마구마구 달리면 큰 바람이 두개로 나뉘어 질 정도니까.
그런데 살살 달려 온 다음에, 안 쉬면 그게 더 여유롭겠다.
빨리만 왔지, 와서 헉헉대느라 정신을 못차리잖아.
하하!
맞아. 뭔가를 빠르게 하느라 에너지를 너무 많이 쓰거나 뭘 빼먹으면 시간이 더 걸리더라고.
나도 어디 빨리 가느라고 소중한 거 빠뜨리고 다시 돌아온 적 많아.
지하철역 입구까지 갔다가, 폰을 놓고와서 다시 집에 와서 가져간 적도 있어.
새벽에 잔디 깎는 기계를 챙기다가, 깎은 잔디가 모이는 통을 놓고 목적지에 도착한 거야.
다시 돌아와서 챙겨가느라 시간이 많이 늦어졌어.
처음에 천천히 여유 있게 움직였으면, 그런걸 빠뜨릴 일이 없었잖아.
야옹!
대부분 일들은 서두른다고 될 일이 아니야.
내가 쥐 잡이 할 때도 서두르면 못 잡아.
여유 있게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순발력으로 튕겨야 하는 거지.
빨리 잡으려고 서두르면 아마도 나에게 잡힐 쥐는 없을 거야.
지구별 여행에서 고수와 하수를 구별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서두르는가 아니면 여유 있게 유머를 날리면서 하는 가야.
멍멍!
알면서도 쉽지 않아.
나도 너무 서둘러서 행동하면 가끔 실수하게 되더라고.
밥 그릇도 여러 번 뒤집었어.
빨리먹으려는 생각으로 내 주둥이로 그릇을 세게 친거야.
코도 아프고, 밥도 다 쏟아저서 땅바닦에 깔리고.
일거 양득은 커녕 일거양실 이야.
천천히 해야지 생각해놓고 또 실수하고 자꾸 실수가 반복되네.
개 머리라서 그런가?
야옹!
미야우 끼끼끼
당연히 여유있는 행동 실천이 쉽지는 않아.
마음만 먹어서 되는 게 아니야.
스스로가 수련을 해야 가능해지는 거라서, 어려운 것 중에서도 어려운 거야.
처음엔 모든 동작을 의식하면서, 천천히 해봐야 해.
예를 들어 먹이 먹을 때도 잡는다, 입에 넣는다, 씹는다, 삼킨다 하는 단계를 의식해 보는 거야.
걸을 때도 왼 앞발, 오른 뒷발, 오른 앞발, 왼 뒷발을 생각하면서 걸어야 돼.
오래전 부터 전해 내려오는 명상법이라고도 하더라고.
이런 걸 가끔 해봐야 해.
고수가 빠르게 움직인다고 해서, 서두르는 게 아니야.
고수는 빠르면서도 여유가 있고, 느릴 때 보다도 더 정밀한 동작이 진행이 되는 거야.
하하!
아 나도 그거 명상법이라는거 수련해봐야겠다.
난 발이 두 개니까 발을 딛는다, 든다, 앞에 놓는다 하는 식으로 의식해봐야겠다.
컵으로 물 마실 때도 컵을 잡는다, 입에 댄다, 천천히 마신다 하는 단계로 생각과 같이 동작을 해봐야겠다.
멍멍!
오 나도 해봐야지.
간식 먹을 때 간식을 본다, 냄새 맡는다, 입에 넣는다, 씹는다, 음미한다, 넘긴다 하는 의식을 해봐야겠다.
야옹!
미야우 끼끼끼
말들은 참 잘하네.
말한 대로 일곱밤만 하면 되는 게 아닐 거야.
매일 여러 번 지속하다 보면, 나중엔 자동 의식이 되어서 무의식이 알아서 해주니까 신경을 안 써도 될 거야.
두번째는 준비를 해놔야 여유가 생기는 거야.
이거도 너무나 잘 알지만 실천하기 어려운거잖아.
하하!
나도 여행가기전에 미리 가방 열어놓고, 필요한거 생각날때 마다 가져다가 넣어놔.
가져가야지 하고 생각했다가 시간지나면 금방 잊어버리거든.
총총아 너랑 나랑 꼭 의식해보자.
멍멍!
그러자고.
이프니는 우리 지구별 여행의 사부님 같아.
야옹!
미야우 끼끼끼.
사부는 아니고, 모든 존재에게는 다 배울 점이 있는 거야.
배울 점이 없는 존재로부터는, 난 저 존재처럼 하면 안 되겠구나 하고 배우는 거지.
멍멍!
아 그거.
반면교사라고 하는 거잖아.
야옹!
총총온니 아는 척하는 거가 바로 나의 반면교사야.
하하!
멍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