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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여행자 Jul 28. 2022

소유에 선을 그어야 해

하수 보다도 더 낮은 하수구

야옹!

총총온니 엊그제 작은애 물려고 했다면서

왜 그래?

힘세다고 자랑하는 거야?


멍멍!

야 너 그거 어디서 들었어?


야옹!

오매 사실이구만.

어디서 듣기는... 난 반경 500미터 내에서 일어나는 일은 다 알아.

모든 생명체들과 교감하잖아.

아무튼 힘세다고 힘없는 존재들 괴롭히는 거는 비겁자야.


멍멍!

야. 너는 쥐를 괴롭히고 잡아먹잖아.

난 등치 작은애 겁준 거뿐이라고.

물려는 시늉만 해도 덜덜 떠니까 재밌잖아.


야옹!

아니. 내가 쥐 잡아먹는 것은 자연계의 질서야.

생명유지의 본능이랑께.

쥐가 날 잡아 먹으면 어떻게 되겠어?

자연의 질서와 생태계가 무너진 다니까.

온니는 아무 이유 없이 약한 동족을 괴롭힌 거잖아.

한 끼 굶으면서 반성해야 할거 같은데

미야우 끼끼끼


하하!

총총이가 달리기 많이 하더니, 힘이 세진 모양이구나.

힘이 세다고 자신보다 약자들에게 힘을 과시하면 하수야.


멍멍!

두발족들도 돈 많다고 으스대는 존재들 많잖아.

그럼 하수야?


하하!

그런 두발족은 하수보다도 더 수준이 낮은 거지.

하수구야.


야옹!

미야우 끼끼끼.

두발족은 권력이라는 것도 있잖아.

그걸 많이 가진 자는 약한 자를 괴롭힌다고 하더라고.

많이 가진 자는 그렇지 못 한 자를 무시하고, 심지어 많이 배웠다고 못 배운 존재를 깔보기도 한데.

그러니까 우주 종족들이 왔다가, 두발족들이 하는 행태를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말없이 돌아가는 거잖아.


멍멍!

두발족이 타임머신 타고 원시시대로 갔다고 생각해봐.

돌도끼 가지고 사냥하고, 동굴에서 사는 원시인들을 봤을 때 어떻게 생각하겠어?

소통이 불가능하니까 그냥 돌아올 거야.

그거랑 같은 거지.


야옹!

미야우 끼끼끼

총총 온니는 약자를 괴롭혔으면서, 이치에 맞는 그런 멋진 개소리를 해?

아무튼 두발족들이 진화를 좀 더 하면, 우주 종족이 우리만 먼저 만나고 갔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될 거야.

하하는 다양한 두발족들을 만나니까 어떤 존재가 싸가지가 없는지 알지?


하하!

나야 운동하는 존재들 많이 만나 봤으니까.

수영, 자전거, 달리기, 캠핑, 골프, 다이빙, 롹클라이밍, 아이스클라이밍, 철인 3종, 승마, 수상스키, 고산등반 등등... 주로 익스트림 스포츠 하면서 각종 두발족들 많이 만나 봤지.


야옹!

아하. 그럼 알겠네.

어떤 부류들이 다른 존재들을 무시하고 괴롭히고 싸가지가 없는가를...

미야우 끼끼끼.


멍멍!

야. 너 내가 약자를 괴롭혔다고 자꾸 나한테 싹수없다고 하는 거 같아서 듣기에 거슬리는데...

너도 나한테 한번 물려볼래?


야옹!

역시 개는 개야.

미안 총총 온니.

미야우 끼끼끼.


하하!

작년에는 내가 골프장에서 골퍼들 만나는 일 했잖아.

요새도 골프장에서 새벽에 잠깐 알바 하고 있고, 골프를 치기도 하고 그래서 느낀 건데.

골프장 쪽에 싸가지가 바가지인 존재들이 좀 많더라고.

다른 운동에 비해서 갸덜이 권력, 돈, 학벌이 좀 더 있나 봐.

대놓고 돈 자랑하고, 미쿡에서 유학을 한 교수랍시네 배웠다고  으스대고, 고위직 권력자라는 것을 은근히 자랑하면서 다른 두발족이 굽신굽신 하지 않으면 성질내는 경우가 종종 있어.

비 오는 날 골프를 다 치고 나서, 골프채를 실으려고 하는 거 보면 가관이야.

서로 새치기하고, 비 한 방울 덜 맞으려고 아웅다웅하는 거 보면 한심해.

내가 본 그날은 그런 성품의 사람들만 모여놨는지 이상하게도 난리더라고.

여러 가지 운동을 해봤지만 골프가 제일 심한 거 같더라고.

지구별에서도 유달리 현재 우리가 여행하는 이 지역이 좀 심한 거 같아.


야옹!

그거도 하하의 주관적인 경험이니까 다 맞지는 않을 수도 있을 거야.


하하!

당연하지.

암벽이나, 빙벽 할 때도 인간성 더러운 존재들도 많아.

나 또한 다른 존재에게 성질 더럽고, 싸가지 없는 존재가 되기도 했었을 거야.

집중하지 않으면 순간 목숨을 잃는 경우가 있는 활동에서는 본성들이 더 잘 나타나거든.

그래도 그 동네에서는 돈, 권력, 학벌 같은 거로 으스대는 존재들은 상대적으로 적었던 거 같아.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자연이 아닌, 대 자연 속에서 있다 보면 한없이 작은 자아를 발견하고는 겸손해져서 그런가 봐.


멍멍!

하하는 돈, 권력, 학벌이 없어서 으스대지 못하는 거야?


하하!

나 돈 많은데.

소금막 해변도 내가 쓰니 내 거고, 너희들과 같이 사는 이 넓은 곳도 내가 쓰니 내 거고...

권력은 가지고 싶지 않은 거라서 아쉽거나 미련이 없어.

누군가 나에게 굽실대는 것도 싫고, 내가 다른 존재에게 굽실대지도 않잖아.

학벌은 학교를 많이 다닌 존재들과 대화해보니, 재미가 없어.

공부만 한 애들은 갇혀 있어, 자신의 세계에 스스로를 가둬놓고 고상한 척 착각으로 사는 경우가 많아.

학벌 없어도 책 도 보고, 여행도 자주 하는 존재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더 의미 있고 재미난 거 같아.

물론 공부도 많이 하고, 책도 다양하게 읽고, 여행도 하고, 겸손하고, 유머러스한 금상첨화의 존재들도 많아.

반대로 공부도 안 하고, 책도 안 봐서 다른 세계를 접해보지 못하고, 겸손하지도 않고 , 재미도 없는 설상가상 같은 존재들도 많겠지.

요즘에 내가 말하는 공부는 인생공부야.

주변을 보니 소금막 해수욕장에서 청소하는 아저씨가 제일 많이 배운 거 같아.

화도 잘 안 내고, 겸손하고, 상냥하고, 미소 짓고, 너그러운 마음씨가 보이잖아.

같이 살아 보지는 않아서 백퍼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유연한 지구별 여행자 같아.


멍멍!

아 그 두발족 할배 말하는구나.

나도 척 보니 알겠더라고.

처음 만날 때 내가 손을 핥았는데, 아주 다정하게 쓰다듬어 주더라고.

먹지도 못하는 돈을 무지무지하게 많이 가지고 있는 두발족 보다도 훨씬 더 지혜로운 존재야.


야옹!

미야우 끼끼끼

그 돈은 직접은 못 먹지만, 그걸 주면 먹을걸 준다고 하더라고.

우리가 먹는 것도 하하가 돈으로 사 온 거잖아.

그러니 적당히는 있어야 할거 같아.


멍멍!

그 적당히라는 것은 애매하잖아.

도대체 어느 정도 있어야 하는 거야?


하하!

야 그건 존재마다 다르겠지.

욕심은 무한한 것이므로, 적당히라는 것에 선을 그어서 분명히 하지 않으면 끝은 없을 거야.

만족하지 않으면 다른 별로 갈 때까지 교환수단을 모이다가 꼴깍하잖아.


야옹!

하하는 적당히라는 것에 선을 그었남?


하하!

당근이지.


멍멍!

아구구 캬캬캬

우리 다음 별로 갈 때까지 먹거리 걱정은 안 해도 되겠지 뭐.


야옹!

그건 걱정 안 해도 돼.

내가 사냥하는 것만으로도 굶지는 않을 거야.


하하!

야 나 쥐 먹는 거는 별로일 거 같은데...


야옹!

미야우 끼끼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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