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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여행자 Jul 11. 2022

없는게 더 중요한거야

멍멍!

아구구 캬캬캬

이프나 너 똥꼬에도 까만 점이 있고, 배에도 점이 있어.

신기하다.


야옹!

신기하기는...

지난 별에서 있었던 기억의 자리로, 지구별에서 잠깐 쓰고 가는 표식이야.

이런 거 없는 존재는 없을걸.


하하!

우와 정말 신기하다.

지난 별의 어떤 기억들이 점으로 표시된 거야?


야옹!

미야우 끼끼끼

당근이지.

지구별에 무늬가 똑같은 존재는 있을 수가 없어, 같은 것처럼 보여도 정밀하게 보면 다 달라, 하나의 영혼에 하나의 존재인 거야.

무늬는 그냥 생긴 것이 아니라 다 사연이 있기 때문이지.

하하도 점이 있고, 총총 온니도 그 털 무늬는 우주에서 유일한 존재야.

총총 온니는 털 까면 점이 더 색 다를걸.


멍멍!

야 그럼 너 그 배에 있는 까만 점은 지난 별의 어떤 기억인데?


야옹!

이건 좀 슬픈 기억이라서 말 안 하려고 했는데...

아는 존재가 나밖에 없으니, 할 수 없네.

이게 무슨 기억의 자리냐면, 바로 아픈 사랑의 표시야.

지난 별에서는 우리가 지배 종족이었거든.

지금의 두발족 보다도 훨씬 더 발달된 문명과 기술들이 있었어.

유연성, 청각, 시각, 촉각, 후각, 순발력 등등이 우리가 훨씬 뛰어나니까, 문명의 발달도 더 빨랐던 거야.

우린 원하는 곳을 상상만 하면 바로 순간 이동을 할 수가 있었어.

단 별과 별 사이 이동은 운명적으로 타고난 + - 의 소울 매이트가 있어야 가능했지.

나와 내 파트너는 여행을 좋아해서 안드로메다와 은하계 넘어 다른 별들로 순간이동을 하곤 했었지.

사실 순간이동은 극도로 짧은 시간 동안 세포가 해체되면서 목적지에서 다시 모여지는 원리거든.

너무 순간이라서 몸으로 느끼는 것은 불가능해, 느낌전에 이미 이동이 완료되거든.

꼭 지켜야 할 것은 절대 눈을 뜨면 안 되는 거였어.

그런데 순간 이동 중에 내 소울 매이트가 지구별을 잠깐 봤나 봐.

순간적으로 우린 헤어지면서, 나에게 자기 무늬를 주고 간 거야.

인연이 되면 다시 알아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었나 봐.


멍멍!

오매, 웃프다.


야옹!

그건 다 삶과 인연의 굴곡이야.

이전 별에서 큰 상처가 나면, 지구별에서 점으로 변환되기도 하거든.

모든 존재의 자신만의 무늬는 멋진 거야, 자랑스러운 거고, 의미가 깊은 거야.

상상으로도 크기가 가늠하기 힘든 우주에서 유일한 존재라는 의미거든.


하하!

듣고 보니까 그럴 듯한데...

이프니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상당히 의미가 있네.

어떤 두발족은 그 무늬를 지우려고 하던데...


야옹!

그건 아직 덜 익어서 그래.

다른 존재와 비교해서 자기의 독특성을 천박하게 생각해서 없애려는 거지.


하하!

비교하면 있는 거만 생각한데.

남들이 가진 차, 집, 권력, 재산...

사실은 없는 게 더 중요하다고 하잖아.


멍멍!

아하.

안 아프고 달리기 하는 것은 나에게 병이 없어서 이고.

매일매일 웃는 것은 걱정이 없어서 이고.

안심이 되는 것은 나를 위협하는 것이 없어서 이고.

하하가 편하게 일하는 것은 빚이 없어서 이니...

있는 거보다 없는 게 더 소중하네.


야옹!

뭐야?

온니 개 맞아?


하하!

멍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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