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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집사 Sep 29. 2022

한번 배우면 평생 가요, 칼질

칼 올바르게 잡는 방법

"운전이나 골프처럼, 칼질도 처음 배운 그대로 평생 가기 때문에 처음에 제대로 배워야 다"


우리 스튜디오의 수강생들을 연령대별로 줄 세워보자면 10대 요리천재 초등학생부터 80대 고령의 어르신까지 오시는데, 그중에서도 주 연령대층은 역시 3040세대이다. 1인 가구, 신혼부부, 숙련된 주부, 정년퇴직한 가장 등등 남녀노소 정말 다양한 직업군의 개성 있는 분들께서 찾아주고 계시며, 그중에서도 30대 초반이시라면 이제 막 요리에 입문하신 분들이 많다. 대부분 유튜브나 블로그 많이 보다 오셨고, 요리책도 보긴 보지만 구체적인 조리 스킬이나 식재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요리수업을 선택하신 분들이다.


제대로 된 요리가 처음이다 보니 칼도 처음 잡아본다. 어찌어찌 집에서 잡아는 봤지만, 대부분 칼질은 서툴고 미숙하다. 어차피 요리는 칼질이 가장 어렵기에, 누구나 맨 처음 거칠 수밖에 없는 가장 어렵고도 험난한 관문.


사진 출처: 본인 제공


요리수업 중 수강생들의 실습 타임이 되면 엄마는 매의 눈으로 수강생 한 분 한 분 지켜보면서 칼질을 유심히 체크한다. 칼 다루는 자세만 보아도 요리를 일상에서 얼마나 가까이 해왔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그리고는 칼질이 서툰 분 옆에 찰싹 붙어 올바른 칼질의 기본자세에 대해 천천히 알기 쉽게 알려드린다.


"어깨 힘 빼고, 밖으로 밀어내듯이 힘 빼고 쓱 쓱-. 칼질은 어깨로 써는 게 아니라 손목 스냅으로 하는 거예요. 그래야 하루종일 부엌에 있는다고 해도 어깨가 아프지 않아요. 오른손잡이죠? 그럼 왼손으로 식재료를 잡아야 미끄러지지 않아요. 가장 중요한 거! 칼질할 땐 도위에 아무것도 없어야 안 다쳐."


칼질을 알려드리다 보면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많다. 위험하게 칼날을 손가락으로 잡고 칼질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꽤 계시는데, 이전에 어떤 수강생이 말씀하시길 "예전에 어디서 들었는데, 칼은 이렇게 잡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누가 그래.


"칼에 손잡이가 왜 있겠어, 여길 잡으라고 있는 거지."


사진 출처: 본인 제공


그리고 또 말씀드리는 흥미로운 포인트. "나중에 티비에서 요리 프로그램들 보다가, 셰프들이 칼질할 때 칼 나가는 방향을 한번 보세요. 남자 셰프들은 보통 칼을 안으로 당겨오고, 여자 셰프들은 칼을 밖으로 밀어내는 경우들이 꽤 있어요. 남자보다 여자가 더 외향적이라서 아닐까?"


웃자고 하는 소리다.


기초부터 배우는 전문 요리학원이 아니고서야, 일반 쿠킹클래스에서 수강생들에게 칼 쓰는 방법까지 세세히 알려드리는 곳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요리를 배우러 오신 분들인데, 요리의 기본인 칼질은 필수 중의 필수. 기본 스킬부터 익히고, 나중에 댁에서 시간 날 때마다 양파나 오이를 많이 썰어 버릇하면 언젠가 당신도 의식 못하는 사이 어느새 탕탕탕탕- 도마를 경쾌하게 내리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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