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식노동자 Sep 19. 2023

우려되는 중국의 경제 침체

중국경제가 침체된 4가지 원인


세계 경제가 2008년 금융위기에서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서 훌륭한 역할을 해줬기 때문입니다. 올해 1월, 중국이 제로 코비드 정책 폐기를 선언했을 때 중국이 세계의 엔진으로서 다시 한번 기여해주기를 바라는 기대가 컸습니다.


올해가 절반 이상 지난 현재 시점, '중국이 세계 경제를 견인해 주는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치솟는 청년 실업률,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는 경제 상황 등 중국 경제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중국 경제는 놀라운 경제 성장을 달성했습니다. 1997년~2008년까지 매년 7%가 넘는 경제성장율를 기록했으며 세계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인 2007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4.2%였으며 세계 금융위기로 전 세계가 혼란빠진 2008년에도 9.7%의 경제 성장률을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2023년 중국의 예상 경제성장률은 5.6%입니다. 제로코비드 정책으로 인해 경제가 폭망한 2022년 경제성장률인 2.2%보다 향상된 수치이긴 하나 2000년대 초반 중국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고려하면 실망스러운 수치입니다.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는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거침없던 중국의 경제가 침체된 4가지 원인을 알아보겠습니다. 


1️⃣ 부동산 시장

중국 경제가 수십 년 동안 경제 호황을 이어 나갈 때 개인은 부동산을 매입하여 쉽게 부를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지나치게 높은 부동산 가격과 가계 부채는 폭탄이 되어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주택은 거주용이지 투기용이 아니다”라는 정책 기조 아래 과감한 부동산 규제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부동산 규제 정책 실행 이후인 2021년 부동산 기업들의 만기도래 채권 규모가 전년대비 36%가 증가하는 등 부동산 기업들이 만기 도래 채무에 직면하였으며 융자 환경이 위축되는 악순환으로 부동산 기업의 신용대출 디폴트도 증가했습니다. 2021년 하반기 헝다그룹 등 중국 부동산 기업의 디폴트가 시작되었으며 중국 상품주택 판매는 2022년 1월 이후 지속적인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부동산 개발사업도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의 심각성을 인지한 중국 정부가 부동산 기업 및 소비자에 대한 금융 지원 확대와 부동산 완화 정책으로 방향을 급전환했으나 경기 침체에 따른 부동산 수요 둔화, 지방정부의 재정 여력 부족 등으로 인해 부동산 완화 정책은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2️⃣ 소비자 지출 감소

부동산 경기 침체는 '가처분소득'과 '가계의 소비'를 감소시킵니다. 올해 초 중국 정부가 제로 코비드 정책을 폐기할 때만 해도 중국인들이 그동안 참아왔던 욕구를 폭발시켜 '보복  소비'를 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중국의 가계는 예상보다 지출을 하지 않았습니다. 떨어지는 주택 가격과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로 소비보다는 저축을 하며 불확실한 미래 경제에 대비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3️⃣ 과도한 정부 부채 

과거 중국 경제가 침체되려는 조짐이 있을 때 중국 정부는 비장의 카드를 가지고 있었고 유사시 그 카드를 효과적으로 사용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비장의 카드는 도로, 항구, 공항 등 인프라 건설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여 건설 산업을 활성화하고 실물 경제로 온기를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중국 정부는 너무 많은 부채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중국 정부의 지나친 인프라 개발은 과잉 투자로 이어졌고 많은 지방 정부가 큰 부채를 지게 되었습니다. 


중국의 정부 부채비율은 중앙정부가 21.4%, 지방정부가 30.1%로 미국(115%), 일본(221%), 한국(45%)과 비교해 보면 겉으로는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숨겨진 거대한 부채가 있습니다. 지방정부의 토지, 시설 등 자산을 담보로 재원을 조달해 인프라 투자 사업을 벌이는 중국 특유의 사업체인 '지방정부 융자 기구(LGFV)'의 채무가 지방정부의 채무로 잡히지 않습니다. LGFV의 채무가 기업 채무로 분류되기 때문에 정부 부채비율이 낮아 보이고 기업 부채비율이 높은 특징이 있습니다. 중국의 기업 부채비율은 167%로 1인당 GDP가 비슷한 멕시코(24%), 말레이시아(77%) 대비 두 배 이상 높습니다.


LGFV는 중국이 지방정부의 독자적 채권 발행을 금지할 당시 생겨난 편법적 기업입니다. 지방정부는 토지를 담보로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거나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확보하여 도로, 항만, 공항, 산업단지 등 인프라 투자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인프라 사업에서 정상적으로 수익이 나오면 금융 기관으로부터 대출받은 금액을 상환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지방 정부에서 진행한 대부분의 인프라 사업은 수익성이 매우 낮다는 것입니다. 인프라 사업에서 수익이 나오지 않으면 대출 상환이 안되고 새로운 대출로 갈아타거나 회사채로 '돌려 막기'를 하는 등 부실 채권 발생합니다. 중국 신용평가사인 청신국제는 LGFV의 2021년 말 기준 전체 부채를 52조~58조 위안(9600조~1경 700조 원)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는 중국의 2022년 GDP 121조 위안의 50%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쉽게 경제 성장을 달성하려던 중국 정부의 인프라 개발사업은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4️⃣ 공동 부유 정책 및 민간 기업 누르기 

시진핑은 "발전 성과는 인민이 공유하고 모든 인민이 함께 부유해지는 방향으로 안정적으로 전진해야 한다."라는 말을 하며 '공동 부유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는 Ant Group의 IPO입니다. Ant Group의 IPO를 준비했던 잭 마는 중국 정부와 대립했습니다. 잭 마는 "중국 금융 당국은 전당포 영업을 하고 있다.", "좋은 혁신가는 감독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뒤떨어진 감독을 두려워한다." 등 중국 정부를 공식 석상에서 비판했습니다. 


이후 잭 마는 호출당해 정신 교육을 받았고, Ant Group의 IPO는 중단되었습니다. 중국 정부는 민간 부분에 대한 전례 없는 규제를 적용했으며 부동산, 교육 등 다양한 산업에 있는 기업을 쥐락펴락했습니다. 


공산당의 공동부유 정책과 민간 기업 압박을 두려워 한 중국의 투자자와 부자들은 해외로 자금을 유출했고 이는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 정부는 투자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민간 기업에 대한 압박을 철회하고 만간 투자자를 포용하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한번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데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