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챱챱아, 배고프니?"
"엄마, 미남이라니까. 챱챱이 아니고."
"야, 얘 물 마시는 거 봐. 챱챱이지."
엄마는 요즘 널 만나면 이름 대신 자꾸 챱챱이라고 불러.
처음 네 물 마시는 소리가 챱챱거리며 잘 들렸다나?
"못난이, 놀러 왔냐?"
"아, 진짜 아빠!!"
미안, 게다가 아빠는 널 못난이라 부르셔.
아빠는 처음 네 이름을 들으시고 "미남이는 무슨, 못난이다!
내가 본 개중에 제일 못생겼어 " 하셨어.
부모님은 "미남이"라는 너의 멋진 이름을 놔두고 부모님은 자꾸 챱챱이, 못난이라 부르셔.
그리고 너는 그 외에도 꽤 많은 별명을 갖고 있잖아.
M 씨와 네가 처음 만난 날, M 씨는 진지한 표정으로 너를 보고 말했어.
"야 얘는 좀 울상이다. 애가 좀 섭섭하게 생겼어."
맞아. 넌 처음 본 M 씨가 무서웠는지 입꼬리도, 눈도 축 처져서 짠한 얼굴이었지.
그 후, 한동안 M 씨는 네가 섭섭하게 생겼다며 섭섭이라고 놀렸잖아.
그리고 M 씨의 엄마는 너를 "줄줄이"라고 부르신대.
네가 바닥에 오줌을 줄줄 흘리며 다니는 모습을 보고 줄줄이라 부르신다나.
크크크. 줄줄이 귀엽다.
내 친구들이 너를 보러 처음 우리 집에 놀러 왔을 때, 기억나?
친구들이 사 온 펫밀크를 처음 마시고, 네가 계속 달라고 난리 친 날 말이야.
한 친구가 너를 보고 계속 고개를 갸우뚱거렸어.
"쓰읍…. 야…. 얘 사람 누구 닮았는데…."
"누구?"
"그 연기 잘하고 킹스맨 나온…. 그 사람 있잖아."
"킹스맨? 콜린 퍼스???"
"아!! 생각났어! 얘 사무엘 잭슨 닮았어!"
아니, 우리 미남이가 어디가 사무엘 잭슨을 닮았어…? 어디가!
음…. 아…. 그런데…. 있더라. 네 얼굴에 사무엘이….
친구들에게 이제 너는 잭슨 씨가 되었어.
친구들이 종종 네 안부를 묻곤 해.
"잭슨 씨 잘 있냐?"
"잭슨 씨 몸은 어때?"
챱챱이 못난이 섭섭이 줄줄이, 그리고 잭슨 씨까지….
우리 미남이, 별명 참 많기도 하네.
너도 네 별명을 다 알아들을까?
그런데 뭐…. 사실 몰라도 돼.
그냥 모두 널 사랑한다고 말하는 거야.
"못난이"라 부르는 아빠는 네가 오면 지방이 적은 소고기 우둔살을 사 오셔.
그리고 아주 작게 잘라 네게 주시잖아.
"챱챱이"라 부르는 엄마는 네게 물을 줄 때, 꼭 따뜻한 물을 섞어서 주셔.
급하게 마시는데 차가우면 큰일 난다나….
친구들은 여전히 "잭슨 씨" 잘 있냐고 안부를 묻고,
널 "줄줄이"라 부르시는 M 씨 엄마는 올겨울, 네 개모차에 덮으라며 담요를 떠주셨어.
너를 "섭섭이"라 부르고, 네가 무서워하던 M 씨는 이제 섭섭한 표정 대신 사나운 모습밖에 못 봐.
왜냐하면 네가 M 씨를 제일 만만하게 보고, 쥐 잡듯 잡잖아.
너를 "짐" 취급하던 나도 널 부르는 별명이 있어.
"내 새끼" , "울 아기"
미남아, 울 아기, 내 새끼.
잊지 마. 네 별명이 많은 만큼 널 사랑하는 사람이 많다는 거.
미남아, 그것만은 꼭 기억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