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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도리 Dec 20. 2024

토북이 이야기(13)

드디어 끝난 싸움

  호랑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여우는 깜짝하지 않고 남은 승냥이들에게 말했다. "안 되겠다. 다른 애들도 불러." 이에 승냥이 떼가 어디론가 가기 시작했다. 여우는 악랄한 미소를 짓더니 실성한 깔깔댔다. "아무도 찾을 없겠지." 그녀는 자신의 패거리를 데리고 비밀스러운 장소로 향했다. 그곳은 위쪽 추운 지방이었다. "하아... 이때까지 사막에서 멍청한 호랑이랑 같이 지내느라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그녀는 승냥이 마리를 바라보더니 물었다. "이제 어쩔 생각이야? 버리고 다른 사막의 무지렁이들과 함께 생각인가?" 이에 승냥이가 덜덜 떨며 말했다. "아니요, 제가 어떻게 그럴 있겠어요." 그러자 여우는 만족한 듯한 표정을 짓더니 말했다. "사실 너네가 떠나도 상관없어. 내가 곳은 아주 많거든. 이참에 고향으로 피신이나 해야겠어. 사막에 살던 것들은 추운 지방에서는 견딜 거야. 나는 어디든 적응할 있지만 말이야. 호호호." 이에 승냥이 떼는 생각 했다. '호가호위라더니... 호랑이가 죽으니 과연 여우가 노릇을 하는구나.' 사막화가 진행된 이후 세상 모든 곳이 사막이 되었지만 여우는 사막에서 나는 농작물과 선인장 등을 전부 쟁여 두어 자신의 고향은 모든 유지되도록 투자를 했던 것이다. 

    농작물이 밤새 쥐도 새도 없이 사라진 것을 의아해하던 사막동물들은 원인을 찾지 못해 그러려니 했지만 여우의 짓인지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여우가 북쪽에 도착하자, 북쪽에는 다른 여우들이 이미 들어와 있었다. 여우는 화가 나서 승냥이에게 소리쳤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그러자 승냥이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늑대들이 말을 안 듣고 배신을 해서 땅을 다른 여우들에게 팔았다고 합니다. 그러자 여우는 날카로운 손톱으로 승냥이를 찔러 죽였다. "으아아악!!" 여우는 정신이 나간 채로 다른 여우들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한 여우가 그녀에게 말했다. "어머, 이게 누구야. 사막에서 되게 유명한 분이 아니신가." 여우는 여기서 다른 여우들과 거래를 할 생각이었지만 이미 사막의 소식은 일파만파 퍼진 후였다. '이 늑대 놈들이 감히...' 그녀는 결국 다른 여우들의 발톱과 손톱아래 갈기갈기 찢어졌다. 여우 중 하나가 말했다. "이 가죽을 어쩌지?" 그러자 다른 여우가 씩 웃으며 말했다. "어쩌긴. 사막에 보내줘야지. 호랑이의 곁으로 보내서 다음 생에도 함께하게 도와주지 뭐."

   여우를 추적하던 조류들은 그녀의 가죽이 사막의 한가운데에 펼쳐져 있는 걸 보고 의아해했다. 하지만 곧 그 가죽을 들고 호랑이의 시체 안에 넣었다. "호가호위의 결말이 이렇다는 것을 승냥이들과 늑대들이 봐야 할 텐데..." 독수리가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옆의 부엉이 아저씨가 고개를 끄덕이며 이 소식을 사막동물들에게 전하러 날아갔다. 소문이 일파만파 퍼지자, 사막의 동물들은 소리를 지르며 환호했다. 몇몇은 이렇게 말했다.

"역시 도망간 곳에 낙원이 있을 리가. 아무리 숨어도 갈 데가 없을 것 같았다니까." 호랑이와 여우의 측근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조류들은 그들을 수색하며 사막 동물들을 안심시켰다. 토북이는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독수리를 보고 손을 흔들며 감사를 표했다. 독수리도 날개를 퍼덕거리며 미소 지었다. 사막동물들은 호랑이와 여우의 패거리들로 인해 망가진 크고 작은 결승선들을 복구하기 시작했다.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고 복구에 힘썼고, 그 와중에 새로운 작은 결승선을 만드는 동물들도 생겼다. 

    또한 호랑이와 여우가 묻힌 땅을 단단히 밟고 가는 동물들은 거기에 긴 깃발을 꽂아 반역자라는 문구를 한 땀 한 땀 선인장 가시 바늘로 새겼다. 토북이는 자신이 남겼던 아름다운 길과 작은 결승선들을 가족들과 함께 복구하면서 문득 의문이 들어 물었다. "엄마, 아빠, 저번에 모든 곳이 사막이 되었던 배경에 대해 말씀해 주셨잖아요. 그러면 그전에는 각자의 서식지가 있었다는 뜻인데, 이제는 다 사라졌겠죠?" 이에 엄마 토끼가 말했다. "글쎄다... 그때 사라진 이후로 우리는 그곳이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없었어. 소문만 들었을 뿐 가 볼 수 조차 없었으니까. 그때 당시에도 포식자들 무리가 그곳을 지켰었으니까." 아빠 거북이가 이어서 말했다. "그래도 아주 옛날에 너네 엄마랑 내가 만나기 전에는 각자의 서식지에서 컸었지. 장소는 기억 속에서 흐려졌어도 잊지는 않았어. 아직도 어렸을 때가 그립네." 그러자 엄마 토끼가 거북이를 째려보며 말했다. "뭐야, 당신. 나 만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거야?" 이에 거북이가 당황하며 손사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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