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아픈 다리
함께 나아가던 도중, 토북이는 아빠의 등딱지의 금이 아문 것을 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그때, 엄마가 쓰러졌다. 막내는 놀라서 엄마를 흔들었고, 할머니와 아빠도 놀라서 엄마를 일으켜 세우려고 했다. 엄마는 신음 소리를 내며 다리를 잡고 떼굴떼굴 굴렀다. "아이고, 내 다리야." 이에 오빠가 말했다. "의사가 있는지 제가 찾아다녀 볼게요." 이에 토북이가 말했다. "나도 같이 갈게. 오빠, 새들한테 부탁하면 더 빠르게 찾을 수 있을 거야." 둘은 서둘러 하늘을 바라보며 새를 찾아다녔다. 한참을 찾아다녀도 안 보여 조급해지려던 찰나, 토북이의 눈에 익숙한 날개가 보였다. "부엉이 아저씨!! 저희 좀 도와주세요!!" 토북이의 목소리를 알아보고는 땅으로 내려온 부엉이가 말했다. "오!! 다시 만나서 반갑구먼, 토북아. 그래, 무슨 일이니?" 이에 오빠가 말했다. "저희 엄마가 다리가 아프신데 의사가 필요해요." 그러자 부엉이는 위로 올라가며 말했다. "내가 찾아서 데려올 테니 여기 기다리고 있어라!!" 이에 토북이가 말했다.
"오빠, 오빠는 돌아가서 엄마 좀 돌봐드려, 내가 부엉이 아저씨랑 의사랑 같이 갈게." 오빠가 물었다. "다시 찾아올 수 있겠어?" 이에 토북이가 말했다. "내 장기 기억력을 따라잡을 동물은 아무도 없어." 오빠는 가려다 말고 말했다. "인맥 좋네, 열심히 살았나 보네." 이 말에 토북이는 오빠가 가고 나자 남몰래 미소를 지었다. 곧 부엉이가 의사를 데려오고, 토북이는 열심히 기어서 가족들에게로 도착했다. 토끼는 무릎을 잡고 여전히 아파하고 있었다. 의사가 급하게 토끼의 상태를 살피고는 말했다. "아마, 너무 다리를 많이 써서 연골에 물이 찬 것 같은데, 어디 가서 치료를 받고 몇 달 이상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토북이가 선인장 열매를 한 아름 주며 말했다. "아저씨, 치료비요. 엄마 치료 좀 부탁드려요." 동굴로 이동한 가족은 의사가 엄마를 치료하는 것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저마다 내쉬고 있었다. 다행히 엄마의 연골은 치료 후 쉬면 나을 수 있었다. 하지만 토끼는 누워있는 게 너무 싫었다. "이렇게 누워는 못 있어. 나아가야 해."
그러자, 할머니가 토끼의 머리를 콩 때리며 말했다. "누워있어, 이것아. 달리기 못해서 한이 맺혔나. 의사 말 못 들었냐. 몇 달은 쉬어야 한다 하잖아." 이에 토끼가 못마땅해하며 말했다. "경주를 해야 하는데 그럼 애들이라도 보낼까." 이에 토북이들은 일제히 고개를 저었다. "나으면 다 같이 가요." 막내가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며 엄마를 설득하자 엄마는 픽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쩔 수 없지, 그럼." 토북이가 말했다. "제 등에 나는 선인장으로는 택도 없으니 밖에 가서 먹을 것 좀 구해올게요. 씹을 만한 나무껍질도 좀 가지고 올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요." 오빠도 토북이를 따라나섰다. 막내는 엄마가 걱정돼 한 시도 떨어지지 않고 꼭 붙어있었다. 거북이는 또 울고 있었다. 할머니가 거북이를 보더니 혀를 찼다. "쯧쯧, 자네 이렇게 마음이 여려서야 어쩌나. 울기는 왜 울어." 아빠가 울며 말했다. "제가 무능해서 토끼가 이렇게 힘들게, 크흡." 그러자 토끼가 짜증을 냈다. "아, 진짜 왜 울고 난리야. 아이고야, 내가 죽은 것도 아니고, 저렇게 마음이 여려서 어떡해." 이에 할머니가 엄마를 나무랐다. "나이 저렇게 먹고 저 정도로 신경 써주는 남편이 또 있는 줄 알아. 이것아, 너는 복 받은 줄 알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