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동몬 May 18. 2023

한국인 한 사람이 중국 대기업에 끼친 영향

쉽지 않은 중국이지만 그는 많은 걸 바꿨다

이전 이야기


부사장님께서 중국으로 오시기 전, 브랜드의 방향성에 큰 문제가 있었다.


매번 이랬다 저랬다 하는 방향성에 직원들은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하고 있었는데 부사장님은 팀장님과 명확한 방향성을 중점적으로 기획자료를 만들었다.


우리가 어떠한 브랜드가 될 것이며 가격대는 어느 정도이며
경쟁 브랜드는 이 브랜드고 목표는 이렇다.


라는 명확한 비전과 방향성을 제시했고 이 방향성을 모든 팀원들과 공유하기 위해 워크샵을 실시했다. 이 워크숍은 회사가 아닌 넓은 마당이 딸린 2층 짜리 레스토랑을 통째로 빌려서 했는데 인사팀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회사에 회의실이 있는데 굳이 돈을 들여 외부에서 해야 되냐는 것이었다. 이 문제로 나는 인사팀과 부사장님 사이에서 통역을 하기도 했었는데 부사장님은 강력하게 밀어붙였다.


부사장님은 워크샵을 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


외부에서 워크숍을 하는 이유는 직원들이 회사가 아닌 공간에서 리프레쉬하며
새로운 방향에 대해 숙지하고 토론하여
향후 어떻게 나갈 것인지 구성원들에게 각인시켜야 한다.


회사 회의실에서 하는 것보다 외부에 나가서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셨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모든 직원들은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게 되었고 우리가 어떤 브랜드가 돼야 하는지에 대한 '공통의 목표'가 생겼다. 워크숍을 통해 직원들끼리의 관계가 더 돈독해졌고 갈팡질팡하던 방향성은 하나로 명확하게 정해졌으며 모든 직원들은 정해진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방향성이 정해지니 직원들도 일하기가 수월해졌고 원동력이 생겼다.


또한, 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여러 이벤트를 실시했다.

'Crazy Day'라는 이벤트를 열어 야외 펍이 있는 술집에서 이벤트를 개최했는데 이벤트의 이름답게 모두 '크레이지' 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각자 변장을 했다. 배트맨으로 변장하기도 하고, 중세시대의 기사, 여장 남자 등 정말 재미난 변장을 많이 했다. 나는 마릴린 먼로로 변장했는데(끔찍) 노란색 가발도 쓰고 마릴린 먼로가 입은 그 유명한 흰색 원피스도 입고 스타킹도 신고 심지어 브래지어까지 했다.(내가 어쩌다...) 그리고 여직원들이 화장까지 해주면서(점까지 찍음) 마릴린 먼로의 모습을 제대로 갖췄다. 회사에서부터 나는 이슈가 되었고 회사 1층에 내려갔을 때 정말 많은 시선을 받았다. 그리고 결국 그 이벤트에서 1등 하여 일본 오사카 왕복 비행기표를 두 장 받게 되었다. (무대 위에서 춤도 오지게 췄다)


이런 이벤트를 통해 직원들이 즐거워했고 팀의 단합은 더욱 강해지면서 신나게 일하게 되었고 이런 부사장님의 방식은 그룹 내에서 소문이 나기 시작했으며 회장님 귀에도 들어갔다.


매일 아침 8시 반에 팀장 미팅을 한 후, 8시 50분까지 한 명도 빠짐없이 출근하여(정상적으로는 9시까지 출근) 사무실에 빙 둘러선 다음 체조를 했다. 국민체조 비슷한 것이었는데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전체적으로 스트레칭했다.(매번 내가 앞에 나가서 했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전달사항이나 하고 싶은 말씀 하시고 마지막에 단체로 화이팅을 외쳤다. 加油!! (그것도 내가 외쳐야 함...)


타 부서에서는 처음에 쟤네들 참 고생이 많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것들이 하나둘씩 쌓이고 회사의 매출이 눈에 띄게 오르는 것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이야기가 오가기 시작했다.


이런 부사장님의 노력으로 그룹 임원들로 부터


한국에서 온 부사장이 우리 그룹의 문화를 바꾸었다.


라는 평을 들었다.

단합회라고는 술 마시는 문화밖에 없던 회사에 새로운 활력과 문화를 불어넣었고 이는 많은 임원들이 따라 하기 시작하면서 그룹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게 되었다. (나중엔 회장님도 변장을 했...)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다음 이야기


이전 04화 40대에 대기업 부사장이 된 그의 남다른 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