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태어나면 불행해질 수도 있어요

by 동동몬

우리 부부는 아이가 생기기 전까지는 단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


우리의 2세가 태어나면 너무나 행복할 것 같았다.

너와 나의 피가 섞인, '우리'를 닮은 아이가 태어나는 건 큰 축복이라고 생각했다.


임신은 아내에게도 나에게도 처음 겪는 일이다 보니 보통 일이 아니었다.

아내는 입덧이 너무 심했고, 나중엔 아이스크림 밖에 먹지 못 할 정도였는데

그것마저도 먹지 못할 지경까지 왔다.


보는 나도 안타까운데 본인은 얼마나 힘들까.

그래도 그땐 성인 둘이서 어떻게든 이겨나갈 수 있었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 마음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었다.

새벽에 2~3시간마다 빽빽 울어대는데

처음엔 애가 왜 그러는지는 몰라 안아주기만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배가 고프다는 뜻이었고

그렇게 우리는 조금씩 부모가 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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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우리 자신이었다.

생전 처음 겪는 일이다 보니 너무 힘들었다.

잠을 못 자니 예민해지고 좀 쉬고 싶은데 쉴 수가 없으니

몸이 지쳐갔고 맛있는 거 한번 먹는 것도 힘들었다.


육아를 끝내고 밤 10시에 치킨을 시켰는데

아이가 잠에서 깨는 바람에 치킨을 먹지도 못 한 날도 수두룩 했다.

조용히 둘 만의 시간을 가지기 조차 힘들었다.


나는 퇴사하고 1년간 아내와 육아를 함께 했음에도 너무나 힘들었다.

아내 혼자 육아를 했다면

이걸 어떻게 홀로 다 해낼까 싶을 정도였다.


내가 없으면 먹지도 입지도 자지도 놀지도 못하는 한 생명체를,

하나부터 열까지, 아니 100가지를 다 해줘야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거기서 오는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엄청나다.


겪어보지 않으면 절대 이 힘듦을 이해하지 못한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친 우리 부부는 예민해졌고 다툼이 잦아졌다.

평상시에는 그냥 넘어갈 일도 쌓이고, 폭발하게 되었다.


아이가 생겨 행복할 줄만 알았던 우리 부부 사이가

이렇게 다툼이 잦아질 줄은 누가 알았을까.


한 여자를 행복하게 해 주겠다며 한 결혼인데

불행하게 하는 것 같았다.


이래서는 안 됐다.

서로 쌓인 스트레스가 해소가 되어야 했다.


그때부터 한 사람이 밤새 아이를 맡아 돌보고,

다른 한 사람은 잘 자고 일어나

밤새 아이를 돌본 사람이 자거나 쉴 수 있도록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산책을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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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식힐 수 있도록 시간 날 때마다 같이 공원에 산책을 나가고

멀리 나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바깥바람을 쐬며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나아졌고 아이도 조금씩 커갔다.


아이가 태어나면 마냥 행복할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부부 사이에 위기가 올 수도 있다.

반대로 이 시기를 슬기롭게 잘 버티고 함께 이겨낸다면

'육아를 함께한 동지애'가 생겨 부부 관계는 더 단단해진다.


남들이 봤을 땐 아기가 너무 귀엽고,

저렇게 아이 낳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가족을 보면

너무나 행복해 보여 부럽고 나도 빨리 결혼해서

아이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그건 육아를 해보지 않아서 마냥 부러운 것 일 뿐,

길거리에서 아이를 혼내고 있는 엄마들을 보면

도대체 왜 저러나 싶지만 훗날 아이가 생겨

길거리에서 그러고 있는 본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남의 건 모두 좋아 보인다.

남의 떡은 커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그것을 위해 노력한 그들의 모습은 가려져 있다.

또 정말 행복한지 아닌지는 그들 혹은 그 자신만 안다.


결혼 전의 연애는 마냥 행복했을지 몰라도

결혼 후의 생활은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결혼생활은 결국 나 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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