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격려 >에 대하여
아이들이 꼬마일 때, 어른들이 이런 질문을 종종 하잖니? "나중에 커서 뭐가 되고 싶니?"
나는 네가 생애 최초로 말할 그 대답이 기대되었고, 처음으로 네가 알려준 "네 꿈"이 재미있고 정말 좋았어!
"친구"
그 뒤로 너는 그때그때마다 네가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것들로 꿈을 이어갔어. "화가, 발레리나 등등" 원하는 것들로 꿈 주머니에 꿈 구슬들을 하나씩 모았지.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너는 꿈을 절대 바꾸지 않더라. 3년 넘는 시간 동안 지고지순했지! "과학자"
그런데 어제 20여분 동안 네 몸과 마음에 어떤 황홀한 일이 있었던 걸까?! 유리공예 체험을 해보겠다고 말하는 너를 굳이 말릴 이유가 있었겠니. 그걸 해보겠다고 몇 번이고 조르던 너는 딱 20여분 동안 유리를 녹이고 붙이며 숨도 한번 안 쉬는 듯 집중하더라. 그리곤 지난 꿈 구슬은 주머니에 쏙 넣더니, 새롭고 반짝이는 꿈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는 기쁨과 설레임을 종알 종알 말하기 시작했지. "유리공예가"
그제까지 나는 '장래희망이 과학자인 딸'을 키우고 있었는데, 어제부터는 '장래희망이 유리공예가인 딸'을 키우는 맛이 새롭고 재미있구나. 내가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이유는 나도 꿈 주머니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야. 나는 꿈 주머니에 담긴 꿈 구슬들을 달그락달그락 거리는 맛을 좋아하기 때문에, 너도 그 맛을 알고 즐겼으면 좋겠어. 그것을 키워가는 너를 응원하는 것은 나에게 기쁨이야.
꿈으로든, 실제로든, 나는 네가 너 자신을 여러 곳에 앉혀봤으면 좋겠어. 여러 곳에 앉혀보고 앉아보며, 여러 경험과 느낌을 직접 가져보길 바래. 그렇게 해보다가 네가 정말 '너의 자리'라고 생각되는 곳에서 한참 머물러보길 바래. 그것에 깊이깊이 빠져보고, 듬북 쏟아넣은 열정으로 여러가지 도전도 해보고! 그렇게 모으고 키워가는 꿈 구슬들은 너가 사는 힘이 될 거야. 그리고 너가 이 사실도 스스로 알게 될 거라고 나는 믿어. 반짝이는 네 꿈들을 '진짜'로 만들기 위해서 네가 해내는 노력들이 너의 진짜 재산이라는 것을.
'유리공예가'가 꿈인 딸도 키워보게 해 줘서 고마워.
우리 딸. 오늘도 사랑해.
*사진출처: 응원하는 마음, 서은아, 2024, 웅진지식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