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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은희 Oct 11. 2023

음악 분수

춤추자, 인생아

생각이 많아지면 무작정 걷는 것은 나의 오래된 습관이다. 발끝만 보고 걷기도 하고, 귀에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친구 삼아 걷기도 한다. 걷는다고 무언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저 앞만 보고 걷다보면 문제의 실마리를 찾기도 한다. 여름내내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던 음악 분수가 날이 서늘해지자 더는 춤추지 않았다. 그런데 축제를 기획하면서 다시 재가동하기 시작했다.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네잎 클로버를 발견한 기분이랄까. 청명한 가을 하늘을 향해 쭉쭉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주어 보는 이의 마음도 뻥 뚫리게 만들어 주었다. 아이 교우 문제로, 재취업 문제로, 새날의 계획들로 엉킨 생각들을 잠시나마 잊고 푸른 하늘을 올려다 볼 수 있었다. 삶이 더해질수록 인생이 만만치 않음을 깨닫는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 앞에서 무너지는 나약한  마음도 어쩔 수 없이  내 마음이다. 리듬에 맞춰 하늘 높이 솟아오르는 힘찬 물줄기처럼 다시금 용기를 내어 봐야지! 언제는 뜻대로 된 적 있었나!하늘은 그저 묵묵히 높고, 푸르다. 춤추자, 인생아! 펼쳐질 새날들에 꿈을 그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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