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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몌 Jun 12. 2024

너는 지상의 꽃, 혹은 타오르는 태양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을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시간을 써가며 연습해 왔습니다. 그러니 그것이야말로 내가 가잘할 있는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아무런 힘도 가지고 있지 않은, 심지어 어떻게 할 용기조차 없는, 그렇게 짓이겨져 버린 나를 마주하는 것도 일상의 한 부분이지 않을까요. 비록 그러한 순간이 조금 길어지더라도 나는 스스로를 놓고 싶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는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모든 것이 제법 괜찮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 모든 말들을 진심의 언어로 담아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나는 나를 믿고 사랑하기를 포기하고 싶다고 느꼈습니다. 나 자신의 행동으로 인한 크고 작은 문제들을 책임지기에 나는 너무 어렸고, 반대로 상대방의 무책임함을 받아내기에 나는 너무 연약한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정말이지 지금의 나는 나 자신을 믿는 것이 어느 무엇보다도 최선이자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결국 나를 지탱하는 뿌리이자 줄기라고 여깁니다.



사실상 자기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일이 가장 어려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어려워해서 삶을 포기하는 사람도 많고, 스스로를 다치게 하는지 모른 채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사람은 자신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닐까요. 극단적인 자기애는 타인에게 독이 될 수 있다 해도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한다는 전제 하에 우리는 조금씩 행복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우리 그 자체이며 스스로의 보호자겠지요.



문득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생각이 궁금해집니다. 당신을 지탱하고 있는 가장 큰 힘은 무엇인지, 당신은 얼마나 스스로를 사랑하고 있는지, 닿을 수 없는 메시지일지라도 정말이지 이 모든 것이 궁금해집니다.



대신 나의 안부를 전하자면, 오늘의 나는 꽃 한 송이와 타오르는 태양을 보면서 2024년의 여름을 살아가는 중입니다. 언제나 원망의 대상이었던 여름이라는 계절 앞에 꽤 용감해진 나를 보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사건들이 이제는 그리 두렵진 않다고 느낍니다. 왠지 모르게 글도 잘 써지지 않고, 무엇 하나 생각하는 것에도 굉장히 힘을 들이던 내가 또 한 번 여름을 맞으며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나도 지상의 꽃이자 타오르는 태양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어느새 여름도 내 안에서 만들어지는, 그리하여 내가 무서워할 필요가 없는 계절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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