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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주사

by 별사탕

철호는 혜연과 함께 했던 코스를 떠올렸다. 먼저 순천으로 내려가 운주사를 먼저 보고 운주사 아랫동네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여수와 장흥을 돌아 목포로 가서 이리저리 바다를 거닐었다. 운이 좋으면 겨울 동백을 볼 수 있는 선운사를 거점 삼아, 화엄사를 거쳐 노고단에까지 이르는 강행군 코스였다. 올라오는 길에 개심사, 부석사는 덤이었다. 남도의 바다와 어우러진 자연풍광과 내륙의 아늑함을 겸해 몸과 마음을 모두 내려놓을 수 있는 좋은 여행지였다. 그렇게 꼬박 일주일을 다녀오면서 옥죄인 혜연의 몸이 풀렸고, 마음이 열렸다. 철호는 늘, 몸 없는 마음은 없는 거라는 생각에 진심이었다.

그래서 잘 먹어야 했다. 둘이서 함께 먹는 행위를 한다는 것은 몸이 풀림과 동시에 마음도 풀어진다는 것을 의미했다. 마지막엔 서로가 서로를 먹는다는 생각에 미치자, 그렇게 사람은 서로에게 먹혀 흔적을 남기지 않고 이생을 마감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미쳤다. 그게 자연의 이치라는 생각, 그 속에 인간의 모든 생활이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었다.


"피곤할 텐데 눈을 좀 부쳐요."


철호는 민지의 몸을 염려했다.


"좀 뜬 기분이긴 하지만, 아직 괜찮은 것 같아요."


차량은 외곽 순환으로 올라탔다. 서부 간선으로 빠질까, 마포대교를 건너 올림픽대로를 타고 경부선으로 내려갈까 잠깐 고민한 철호는 바로 서부간선 쪽으로 빠졌다.


"바로 운주사로 가겠습니다. 목적지가 거기니까."


민지는 거기가 어디든 상관없었다. 어젯밤 이 남자 앞에서 숨김없이 자신의 속내를 드러냈다. 의중을 알 수 없는 이 남자의 답을 꼭 듣고 싶었다. 모든 사건은 하나로 존재한다, 그것은 항상 발생한다, 이 세계는 한 가지 결과만을 수용할 수 있는 거시 세계이다, 그건 너와 나라는 각각의 단수가 복수화된 형태, ‘우리’ 안에서 사건이 발생한다는 데 있다, 그건 충돌이다, 나는 충돌하고 싶은 것이다, 그 상대방이 당신이었으면 한다. 당신은 나의 충격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으면 한다. 이론 생각들이 민지의 머릿속에서 끊김 없이 일어났다.

민지의 물음에 대한 철호의 답은 행동이었다. 때로 어떤 질문은 말이나 글로 답할 수 없는 질문들이다. 거기에 충실하자면, 철호는 움직여야 했다. 물론 질문을 무시해 버리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민지의 질문은 철호 자신이 마음에 품고 있었던 자신의 질문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분리 불가한 시공이라는 조건 속에, 각기의 개별 사건들은 어떻게 해서 서로 만나게 되는가, 그것이 우주창조의 시발이었다면, 지금도 끊임없이 우주는 창조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걸 인간의 윤리와 도덕률이 징벌할 수 있는가, 또한 그렇게 내 밖에서 벌어진 우주의 충격으로 인해 상처와 고통을 받고 있다면 그건 온당한 것인가. 그 고통은 특별한 사건에 대한 극복이 아니라 일상의 무미건조함으로 수용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왜 인간은 그렇게 하지 못하는가. 이 모든 문제가 관계 맺음에서 오는 것들이었다. 이는 애초에 잘못된 관계 맺음이거나, 인간에게 정착된 가치가 처음부터 잘못된 방향으로 발전되어 온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인간의 관계를 규정한 가치규범이 법과 상식으로 정착되면서 처음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였다. 적어도 그것은 인간전체를 통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그런 것은 만들어지면 안 되는 것들이었다.

상처와 고통, 그로부터 헤어나고 싶은 절망 속에 빠진 상태, 허우적거릴수록 늪으로 빠져 들어가는 자신의 모습, 민지와 철호의 합치점은 이런 것이었다. 그 충격의 합치점은 이제 막 새로운 것이 탄생한다는 예고 같은 것이기도 했다.


부딪쳐오는 바람을 견디는 선바이저가 내는 풍절음이 감미롭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순간을 느끼며 민지는 까무룩이 잠이 들었다. 그녀의 버버리 코트 깃이 턱 위로 올라왔고, 그러면서 그녀의 얼굴은 버버리 안 쪽으로 묻혀 고개가 창문 쪽으로 기울어갔다. 철호는 민지의 좌석에 붙은 등받이 조절 스위치를 눌러 그녀를 등받이 뒤로 기대게 만들었다. 편안한 수면은 몸의 긴장을 풀고, 마음도 풀어준다. 잘 먹고 잘 자는 것, 그것은 치유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었다.

주차장에 차를 댄 철호는 네비에 찍힌 시간을 보았다. 출발한 지 3시간 40분이 되어가는 시각이었다. 길쭉한 주차장 안 쪽으로 들어간 차량은 천천히 빈 주차라인 안쪽에 차를 대고 그대로 서 있었다. 철호는 자신도 잠시 눈을 부칠 겸, 민지를 깨우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도착했군요? 깨우시지 그랬어요?"


뻑뻑해진 눈을 비비며 철호가 눈을 뜨자, 민지가 코트 자락을 추스르며 차에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철호도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추슬렀다. 차량밖으로 나가는 그녀를 따라 철호도 밖으로 나와 기지개를 켰다. 사방이 얕은 산으로 둘러싸여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철호는 뒷자리에서 카메라가방을 꺼내 어깨에 메었다.

주차장을 빠져나온 둘은 천천히 길을 따라 올라갔다. 기슭을 따라 내려온 겨울바람이 스산했다. 길 섶에는 자연석 돌에 조각을 해놓은 불상들이 아이들 장난감을 진열해 놓은 것처럼 일렬로 늘어서 있었다. 시간의 그림자가 녹색의 이끼라는 녹이 되어 길게 늘어서 있는 것 같았다. 모퉁이를 돌자 멀리 야트막한 동산들로 둘러싸인 대웅전이 보였다. 동양화의 한복판에 들어선 느낌이었다.


"우와, 너무 예뻐요."


철호는 민지를 데리고 경내를 돌아다녔다. 수많은 탑과 불상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는 모습들을 보며 민지는 입을 다물지 못했고, 철호는 혜연을 떠올리며 생각에 잠겼다.


"마치 아이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막 만들고 놀다가 한꺼번에 다 떠나버린 장소 같아요."

"재밌는 표현이네요. 그래서 여길 천불천탑동이라 불러요, 저 산이 천불산이고요."

"이렇게 스쳐 지나가기엔 너무 아까운 기물들이에요."

"저기 옆으로 올라가는 계단 보이죠? 저길 올라가면 바위산을 깎아서 불상을 조각해 놨어요. 모양이 그 래서인지 불상이 누워 있어요, 그래서 와불이죠."

"누워 있는 부처가 여기 있었군요. 부처가 일어서면 세상이 바뀐다는..."

"저 산자락 밑으론 이미 작은 불상들이 다 일어나 있어요."


철호가 뒤를 돌아보며 소리 내어 웃었다. 절집 앞마당이 거대한 놀이터 같다는 말을 보태며 민지가 철호를 앞장서 대웅전 위로 올라갔다. 민지 뒤를 따라 계단 위로 올라간 철호는 대웅전 뒤편의 동산으로 민지를 이끌었다.


"여긴 위에서 내려다봐야 해요."

"이 만큼도 풍족한데 뭐가 또 있어요?"

"사람은 항상 자기를 보지 못해요. 눈앞에 있는 사물에 헛갈려 자신은 거기에 없다고 느끼는 거죠. 사진을 찍은 사람을 그 자리에 있었다고 감각하지 못하는 것과 같아요."


두 사람은 대웅전 뒤편의 동산에 올라 절의 전경을 조감도 보듯 내려다보았다. 앉은뱅이 철쭉의 마른 가지들이 동산 전체를 덮고 있는 한가운데 두 사람이 우뚝 선 모습은 마치 소인국에 온 걸리버를 연상시켰다.


“동양화에 왜 사람들을 그렇게 크게 그려 놓았는지 알겠어요.”


한 사람이 지날 수 있는 나무들 사이의 통로를 따라, 두 사람은 어깨를 맞대고 걸었다.


"비현실적인 모든 게, 사실은 현실이었다, 우린 신화와 같은 이야기를 허무맹랑하거나 미개인들의 상징체계로 이해하죠. 옛날 사람들이 바보가 아니었다는 걸, 우린 겨우 그런 식으로 짐작을 하는 거라 봐요."

"그렇다고 곰이 어떻게 여자가 되겠어요?"

"곰이 여자가 됐다, 곰이... 이걸 가만히 생각해 보면 어떤 구구절절한 논리적 해석도 원본을 저급한 수준으로 추락시킬 뿐이라는 걸 알게 해 줍니다. 곰이 사람이름이었다면요? 그럼 곰은 바로 사람이 되는 거죠."

"기발하네요."


민지가 철호의 팔 안쪽으로 손을 넣었다.


"남들이 볼 때도 이게 자연스러울 거예요. 불륜 커플들이 왜 다정한지도 알겠고요."

"그런가요? 많은 걸 갑자기 알면, 사는 게 재미없을 수도 있어요."

"아직 안 살아봤으니 살아보면 알겠죠."


해가 지고 있었다. 서쪽으로 떨어지는 해가 ㄴ마긴 긴 그림자가 아직 동산의 한가운데까지 내려오지 않았지만, 산과 산 사이에 서늘한 그림자를 드리우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겨울 해라 빨리 떨어지네요. 아침도 그렇게 먹고, 서둘러 오느라 점심도 못 먹었죠? 어서 주린 배를 채우러 나가 봅시다."

"저도 많이 출출해요."


철호는 한 시간여를 운전해서 고흥으로 내려갔다. 고흥을 가로질러 자동차도로를 질러내려 와 여수로 건너가는 팔영대교 직전에서 해변으로 내려가자 수산물 직판장이 나오고 바닷가 마을이 나타났다.


"이쪽으로 자주 오시나 봐요?"

"간혹, 바람 쐬고, 감람할 때 한 바퀴 돌기에 좋은 코스예요."


두 사람은 회센터를 조금 지나 해변길 주차라인에 차를 세우고, 철호가 제 집인 양 집안 마당으로 들어갔다. 철호가 큰 소리로 주인을 부르며, 유리문을 두드렸다. 자갈이 깔린 마당 아래로 내려선 철호가 주변을 둘러보며 민지를 돌아보았다.


"이런 데서 자도 괜찮죠? 여긴 민박 밖에 없어요."


민지가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온 대문 밖을 쳐다보았다. 대문밖 도로 아래가 바로 바다였다. 그 너머에는 여수로 넘어가는 팔영 대교가 하늘을 항해 날아갈 듯 허공에 걸려 있었다.


"뉘시지라?"


일자로 된 본채 옆에 달려있는 작은 창고 같은 집채의 문이 열리며 허리가 굽은 할머니가 얼굴을 내밀었다. 철호가 반갑게 대꾸했다.


"할머니, 오늘 여기서 자고 가려고요. 누구 든 사람 없죠?"

"아, 그라요? 있어불믄 안되제. 잠맨 지다려 보쑈잉."


할머니가 허리에 손을 얹어 뒷짐을 진 채로 본채의 유리문을 드르륵 소리가 나게 열었다. 마루가 나오고, 가재도구들이 보였다.


"바람이 하도 불어쌩게, 이짝 저짝에로 유리문을 해달았당게."


신발을 벗고, 안채 마루로 올라선 할머니가 티브이 옆에 놓아둔 핸드폰을 주워 들고 어디로 전화를 걸었다.


"그려, 그렁게, 나가 지녁답에 넘어 갈랑게 자리 봐두랑게."


전화를 끊은 할머니가 철호를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긍게 이자 본게, 작년 재작년엔가 맻번을 댕겨 가신 선생님이구만요잉."

"예, 맞아요, 알아보시네요."

"그라믄 식사는 어쨌능가요?"

"아직 안먹었는데, 여기 직판장 가서 먹을려고요."

"그라요? 알지라? 봉촌 할매 이름 좀 팔아부러요."

"하하, 그 러지요. 그 떄도 그렇게 말씀 드리고 잘 얻어 먹었어요."

"그랄거고만요."


철호는 웃으며 민지를 돌아보며 말했다.


"민지씨 가져올 물건 있으면 지금 가져오세요. 방에 미리 갖다 놓게요."

"선생님, 저 맨몸으로 온 거 아시잖아요."


민지가 어깨에 맨 핸드백을 앞으로 내밀었다. 철호는 아차 싶었다. 젊은 여자가 계획 없이 여행 온 것이었다. 철호가 난감한 표정을 감출 수는 것에 반해 오히려 민지는 태연했다.


"일단 동네 마트에 가봅시다. 뭐 필요한 게 있는지..."

"괜찮아요, 급한 불은 끌 수 있어요."


다시 민지가 핸드백을 들었다 놨다.


"저기 대교 밑에 휴게소에 간단한 생필품은 있고, 저 위에 카페에도 요청하면 조달할 수도 있을 거예요. 여기 할머니한테 부탁을 해도 되고요."


민지는 웃으며 다시 괜찮다고 했다. 일단은 직판장으로 올라가기로 했고, 두 사람은 주차된 차를 뒤로 하고 해변을 걸어서 왔던 길로 올라갔다.

아래층에서 횟감을 주문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창가에 자리 잡은 두 사람은 음식이 오기 전까지 철호의 카메라에 찍힌 민지의 사진을 들여다 보았다. 석탑 옆, 불상 옆, 내려오면서 들른 와불 앞에서 찍은 사진들이었다. 와불 앞에서는 민지가 철호에게 살짝 기댄 채 두 사람이 함께 찍힌 사진도 보였다. 주변에 관광온 사람들이 다가와 두 사람을 찍어주겠다고 해서 찍힌 사진이었다. 와불의 얼굴이 두 사람의 뒤로 크게 보였다.


"여기 이 얼굴, 우릴 훔쳐보는 거 같지 않아요?"

"부처님이 우릴? 왜?"


둘이 서로 실없는 소리를 해가며 사진을 보고 킬킬 대고 있는 사이 주문한 음식이 날라져 왔다. 갯장어 샤브였다.


"어떤 걸 좋아할지 몰라, 회로도 먹을 수 있고 샤브로도 먹을 수 있는 걸 시켰어요."

"현명한 선택이네요."


철호는 테이블 위에 올려진 소주 뚜껑을 돌려따며 민지의 잔에 솔을 부었다.


"어제 보니, 술을 잘하시던데..."

"그래서, 한꺼번에 세병을 시키신 건가요?"

"아니요, 서빙하시는 분 수고를 더시라고..."

"배려가 깊으세요."


그런 면도 있었지만 사실, 철호는 멈춤 없이 마시고, 숙소로 들어가 뻗어버릴 심산이었다. 도저히 오늘 밤은 잠이 올 것 같지 않았다. 어젯밤 잠을 설친 것도 있고, 운전으로 피곤한 것도 겹쳐 빨리 자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민지와 마주 앉자 그럼 피로가 가셨고, 왠지 잠이 올 것 같지 않다는 예감이 들었던 것이다.

민지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젯밤에 뜻하지 않게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술을 많이 하게 됐고 냉장고의 소주를 마구 들이켠 기억까지 났다가 어느 순간 기억이 끊어져 있었다. 그 기억이 민지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고, 지금 여기까지 따라온 자신의 목적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있었다. 민박집 할머니가 집을 나서며 중얼거리듯 들리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어마씨랑 같이 오제, 따님이 똑 닮아 부럿네."


혜연이 방바닥에 엎드려 울었던 민박집이었다. 바깥에 어둠이 내리고, 밤바다의 파도 소리가 흰 거품을 몰고 철썩댔다. 대교를 밝히는 가로등이 멀리 허공에 걸린 대로 운치 있는 해변의 밤이었다. 한반도의 가장 아랫자락,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땅이 끝나면서 바다가 시작되는 곳, 그곳은 항상 뭔가 새로운 것이 시작되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철호가 힘을 얻어 돌아가는 회복의 공간 일 수 있었다.

두 사람이 마신 소주병이 테이블 한쪽을 채웠다. 더 마시고 싶다는 민지를 데리고 민박집으로 들어선 시간은 10시가 다 되어서였다. 할머니는 이미 집을 비우고 없었고, 아랫목은 시골집 보일러 답게 뜨겁게 달구어져 있었다. 안방에 캐시미론 이불이 펴졌고, 길고 동그란 베개가 두사람을 기다린 듯 나란히 눕혀져 있었다. 건넌방은 불이 꺼진 채 미닫이가 닫힌 채였다. 혹시 몰라 철호가 작은방 문을 열어 보았다. 예상했던 대로 아무도 없는 빈 방에 이부자리만 정갈하게 깔렸다. 바깥을 내다 볼 수 있는 들창 하나가 벽쪽에 붙어 있었고, 불꺼진 방처럼 세상은 고요했다.


"이 방에서 잘래요? 이 방이 작아서 더 아늑해서 잠이 잘 올 것 같아요."


이불 밑으로 손바닥을 넣어 본 철호가 안방에 서있는 민지를 돌아보며 큰소리로 말했다.


"이 방에서, 자요… 같이…"


뒤끝이 흐려지는 가느다란 목소리 끝에 민지의 옷벗는 소리가 먼 바다에서부터 밀려오는 파도소리와 함께 아득히 철호의 귓자락에서 사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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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