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영화냐
명신을 뒤집어 신명으로 만들어 제목으로 갖다 붙이자. 그리고 서로의 성을 바꿔 한 몸이 되게 만들자.
큰 프레임은 친일이다. 구체성을 더하기 위한 장치로 일제 강점 후 잔존한 일본 종교를 거론한다. 구체적인 근거와 자료는 없다, 추측일 뿐. 허구라는 장르적 특징을 십분 활용한다.
친일 프레임에 윤석열과 김건희를 넣고, 그 조상들의 계보를 건드린다. 그리고 그들을 지배하는 무속이란 것도 알고 보면 일본식 종교의 희생제의와 주술적 요법들이다. 그리고 모든 사건은 실제로 일어난 일들을 꿰맞춘다. 악랄한 편집일 수 있다.
스스로 반격할 수 없는 인물들의 경우 실명을 거론해서 사실성을 확보하자. 여기에 이태원 참사를 소재화하고, 근대사에 깔린 각종 대형 참사를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주술적 가능성으로 열거한다. 거기에 드라마적 요소를 가미하여 주인공들의 운명을 극화한다. 그렇게 해서 그들의 죄악을 극대화한다. 한마디로 말해 지난 2년을 참담한 현실로 만들어버리는 것이 목적이다. 이면에 깔린 친일 프레임에 도달하면 악의 축은 충분히 구축된다.
그리고 위로한다. 주인공 안내상을 엔딩에 등장시켜 상처받고 분노하는 국민들을 어루만지고, 다시 시작하자고 위로하는 신파를 연출한다.
이것이 신명이라는 영화의 전부다.
이것은 영화인가, 분노인가, 예술을 가장한 철저한 장르적 복수인가.
함께 분노한 사람 중 하나로, 이렇게까지 해야하는지, 블랙의 깊이가 이 정도의 눈높이에 머무는가 싶다. 똑같은 놈 안 되려고 마음을 다지며 사는데, 이러면, 치사하게 더 간 거다. 그것도 칼자루 쥐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