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본능으로 살아낸, 동물
이 영화를 볼 당신은 우선 졸릴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가 단조로운 인터뷰 영상들이기 때문이다. 또, 당신은 정신이 번쩍 들 것이다. 몰랐던 여성의 삶에 대해 알게 될 테니까. 또한 슬퍼질 것이다. 말도 안 되게 비참한 그들의 삶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신은 마지막에 알게 될 것이다. 여성은 강하다는 것을! 그 강함이 아름답다는 것에 눈물 흘릴 것이다.
이 영화는 페미니즘을 반대하는 쪽에서 보면, 일방적인 소수의 이야기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여기 등장하는 여성은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여성들의 자기 고백이다. 거기에는 한국 여자도 한 명 나온다. 일본군 위안부였던 이용수 할머니도 마지막 엔딩 크레딧 속에 나온다.
여자가 스스로 자신에 대해 말하며, 스스로 살아남고자, 스스로 홀로 서고자 처절했던 과거를 각자의 삶을 반추하는 형식으로 고백한다. 사회구조적 모순이라는 말은 마르크스주의자들만 외치는 것이 아니다. 사회구성의 기득권자들은 여성이라는 성이 남성이 만들어놓은 사회구조적 모순의 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볼성 사나운 형태로 정착했는지, 그것을 페미니스트들은 성적 편향이라고 강변한다. 그들은 지금까지 알려진 생물학적 여성이 가지는 성격들은 만들어졌고, 강요되었고, 길들여지지 않는 부적응자들은 사회적 도태라는 무기로 몰아내 버리는 현실을 만들고, 편향적 정착만이 유일한 허용이라는 전제를 고도화시켰다. 여성들은 그런 환경의 적응자들이며 생존자였다.
여자이기 이전에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는 동물의 본능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지구에 서식하고 있는 동물의 한 종에 대한 연구, 남자와 사회구조가, 이 세계가 그렇게 만들었지만, 처절했던 삶을 이겨낸 한 마리 동물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