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려면 어떠한가 함께 한다는 것이 중요하지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 호주 사람들에게는 크리스마스가 가장 큰 명절이고 이때는 모든 가족이 모여서 맛있는 식사와 좋은 시간을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각자 크리스마스 선물도 준비하고 아이가 있는 집들은 더욱 분주해지기 마련이다. 어느새 트리시의 집도 크리스마스 준비에 한창이다. 거실의 한 구석에는 키가 크고 예쁘게 장식된 크리스마스트리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크리스마스 캐럴도 흘러나온다
리즈는 한여름에 맞이하는 크리스마스에 대해 별로 특별한 기분이 들지 않는다. 항상 크리스마스에는 레스토랑이 더욱 바빠서 일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크리스마스가 그렇게 중요한가? 그래도 그날만큼은 일이 끝나고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모여서 크리스마스 요리를 나누어 먹는 먹으며 수다를 떨 수가 있다.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니까 말이다. 별로 특별한 계획은 없었지만 친구들이 저녁식사를 함께 하기 위해 이곳 오두막으로 오기로 했다. 음식은 각자 하고 싶은 요리들로 준비할 예정이다. 특별할 것은 없지만 각자 만 원짜리 선물을 준비해서 포장도하기로 했다. 고르는 것은 게임을 해서 순서대로 고르는 것이다.
술도 한잔 마시고 캐럴을 들으며 늦은 시간까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각자 곯아떨어지는 것이다.
리즈는 크리스마스에 무슨 요리를 해야 하나 고민 중이었다.
창밖으로 트리시가 집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리즈는 재빠르게 트리시에게 뛰어간다. 요 며칠 레스토랑 일이 바빠서 밤늦게 끝나는 날이 많아 트리시와 인사를 나누지 못했기 때문이다. 잘 지냈는지 별일은 없었는지 물어보기 위해서였다.
트리시의 뒤쪽에서 리즈가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트리시"
트리시는 뒤돌아 보았고 그 얼굴은 어딘지 모르게 그늘이 있었다.
"리즈야 잘 지냈니? 며칠 바빴나 보구나 통 볼 수가 없던데"
리즈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한다
"요 며칠 가게일로 많이 바빴어요. 잘 지내셨어요? 별일은 없으시고요?"
트리시는 가끔씩 일어나는 두통 때문에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리즈에게 이번 크리스마스의 계획에 대하여 묻는다.
"리즈야,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무슨 계획이 있니?"
"별로 특별한 계획은 없어요. 친구들이 오기로 했고 같이 음식 만들어서 먹기로 했어요. 트리시는요? 이번에는 루크와 보이드가 다 오겠군요?"
트리시는 갑자기 인상을 쓰며 말한다
"그 아이들은 오지 않아. 여자 친구의 가족들과 보낼 예정이라는구나"
리즈는 혼자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될 트리시가 걱정이 되었다. 호주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가 얼마나 특별한 날인지 알고 있었기에 더욱 걱정이 되었다.
리즈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트리시 우리 같이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건 어떨까요? 괜찮으시면 저의 친구들도 다 같이 모여서 맛있는 것도 먹고 웃고 떠들면 재밌을 거 같은데요"
트리시는 잠시 생각하더니 답한다
"리즈 그래도 되겠니? 내가 거기에 함께 해도 괜찮을까? 크리스마스에 혼자 있는다는 건 너무 외로울 것 같아서 말이야. 우리 집에서 모여서 근사하게 크리스마스 만찬을 차려서 먹어보자. 나도 잘하는 요리가 있거든. 크리스마스에 항상 하는 요리들 말이야."
리즈는 박수를 치며 트리시의 생각이 아주 맘에 든다고 하였다.
리즈는 생각지도 않게 제대로 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리고는 각자 근사하다고 생각되는 옷을 한벌 씩 준비해서 오라고 당부하였다.
친구들도 예기치 않게 크리스마스 파티를 트리시와 함께 한다고 들떠 있었다.
트리시의 아들들이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지 않는 것은 유감이지만 트리시와 함께 색다른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되었다. 리즈에게는 특별한 추억이 될 것이다.
꼭 생물학적 가족이 아니어도 옆에서 함께하는 이들이 가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처럼 모두가 멀리 떨어져 있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리즈는 종이를 꺼내어 무슨 요리를 할지 생각한다.
술은 무엇을 사야 할지,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등등 행복한 상상에 빠진다.
다음회에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