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가 코앞이다!
최근에서야 이 지역을 제대로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프랑스에 처음 왔을 때 사부아 Savoie 지역에서 두 달 살다가 회사 근처 앵Ain 주로 옮겼다.
한국으로 치면 도를 옮긴 건데 다리만 건너면 오뜨 사부아와 사부아 지역으로 넘어갈 수 있는 지역이라 주도도 앵주의 주도인 부르캉 브레스보다는 사부아의 주도인 샹베리가 더 가까웠고, 쇼핑이나 외식도 대부분 오뜨 사부아나 사부아에서 했으니 앵주의 주민이라는 생각이 딱히 들지는 않았다. (세금만 내고 있었을 뿐)
앵 주는 오베르뉴-론-알프스 레지옹에 속해 있는데, 예전에는 그냥 론-알프스 (스위스, 이탈리아를 거치는 그 알프스 맞다) 였고 몇 년 전 행정지역 개편으로 리옹이 있는 오베르뉴 레지옹과 합쳐졌다. 지역이 제법 크기 때문에 아직도 사람들은 대충 알프스에 가까이 있는 이 지역을 론-알프스 지역이라고 부른다. 날씨가 좋은 날 동네 산 정상에 올라가면 저 멀리 몽블랑의 만년설도 보이고, 스위스의 레만 호수도 보이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자연환경이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라 유럽 내에서는 여름, 겨울을 막론하고 관광 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국에서 이 구석진 곳까지 여행을 오는 사람들은 잘 없다. 초록창에서 이 지역 관련 검색을 해봐도 거의 내가 쓴 글만 검색될 정도니, 뭔가 이 지역의 장점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여기까지 굳이 사람들이 찾아올 것 같지는 않지만.. (제네바에서 가까워요 여러분!)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이곳만큼 살기 좋은 곳이 없을 것이다. 올해는 투르 드 프랑스가 이 지역에서 며칠이나 레이스를 할 정도로 자전거 타기 좋은 곳이고, 겨울에는 알프스의 리조트에서 스키를 탈 수도 있다. 그리고, 공기가 끝내주게 맑다. 일 년 내내 파란 하늘을 볼 수 있고, 가뭄으로 시달리는 남프랑스와 달리 비도 자주 내리고, 큰 강과 크고 작은 호수가 많아서 물도 풍부하다. 그러다 보니 집집마다 카누나, 패들을 가지고 있어서 여름이 되면 어느 호숫가 할 것 없이 사람들도 붐빈다. (+ 다른 지역에서 바캉스 오는 사람들, 다른 나라 관광객들)
올여름 세일 기간에 정말 저렴한 가격에 패들을 구매하게 되었는데 남편과 나는 진짜 매주 토요일, 일요일마다 패들을 들고 근처 호숫가로 바람도 쐴 겸 운동도 할 겸 다니고 있다. 잔잔한 호수에 패들을 띄워놓고 그 위에 누워있으면 얼마나 평화로운지!
그리하여 이번 여름휴가에는 한국에 잠시 갔다가 남프랑스에 있는 시댁에 다녀오고, 남은 시간에는 가능하면 이 지역에 머무르기로 했다. 패들을 탈 수 있는 좀 더 큰 호수에도 가보고, 등산도 하고, 근교 소도시 구경도 하면서.
”우리 작년엔 왜 그렇게 심심하게 보냈을까?“
“작년엔 이사하고 서류 처리 하느라 바빠서 그랬지 모”
어쩐지 순식간에 겨울이 올 것 같지만, 즐길 수 있을 때 즐겨보자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