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재한 글에서 꿀꿀한 이야기만 한 것 같다. 그건 시골인 탓도 있지만 해가 짧다 보니 정말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심심했기 때문이다. 부쩍 해가 길어진 요즘은 이런 한적한 시골에 집을 구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또 이런 곳에서 살아보겠는가.
아침에 일어나면 밤새 닫아둔 볼레(유리창 밖에 설치된 햇빛을 막는 나무 문. 철제 블라인드를 사용하는 곳도 많음)를 열어 햇빛과 시원한 공기가 실내로 들어올 수 있게 한다. 고양이들은 요즘 공기가 퍽 마음에 드는지 추울 때는 잘 나가지도 않던 녀석들이 요즘은 하루종일 밖에서 바람도 쐬고 캣티오를 타면서 시간을 보낸다.
며칠 전 마당에 있던 잔디를 싹 깎았다. 파란색 작은 꽃이 보기 좋았는데 날이 풀리자 눈에 띄게 무성해져서 남편이 정리해 버렸다. 이렇게 이발한 잔디밭에 밤사이 이슬에 내리면 아침 햇살에 마당이 반짝반짝 빛나서 꼭 호수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날이 좋으면 출근도 싫고 그냥 마당에서 멍 때리고 싶다. (그래서 내일은 월차를 냈다. 비가 올 것 같은 슬픈 예감이 들지만..)
지난 몇 달간은 퇴근을 하면 이미 해가 지고 난 뒤라 동네 산책은 꿈도 못 꿨지만 이번 주부터는 눈에 띄게 해가 길어져서 출근 시간에도, 퇴근시간에도 해가 쨍쨍하다. 퇴근 후에도 이렇게 밝다니! 뭔가 신나서 다시 산책을 시작했다.
이 정도 날씨라면 자전거를 타던지 호수에서 카누를 타던지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소파에 누워서 넷플릭스를 보는 것도 즐거웠지만, 기왕의 시골생활이니 여기서 할 수 있는 건 다 하면서 전원생활을 즐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