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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코 Nov 26. 2023

뱅쇼

Vin Chaud 따뜻한 와인이라는 뜻이다


유럽의 추위를 잊는 데는 따뜻한 뱅쇼(한국에서는 뱅쇼라고 불리지만 불어 발음은 좀 더 방쇼에 가깝다)만 한 것이 없다. 12월이 되어 기온이 뚝 떨어지면 (론알프스는 벌써 0도를 찍긴 했다) 주말마다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고 거리에도 달짝하게 끓인 와인 향이 진동을 할 것이다.


보통 방쇼를 끓이는 데는 싼 와인을 사용한다. 어차피 과일 잔뜩 넣고 끓여마시는 와인이니 굳이 좋은 와인을 사용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주로 레드와인을 사용하지만 프랑스 동북쪽이나 독일에서는 화이트 와인을 사용하기도 한다. 마셔보니 내 취향은 아니었다.  


지난 주말에 8유로짜리 보졸레 누보를 구입했는데 별 맛이 없었다. (8유로면 그렇게 싼 와인도 아닌데) 남편도 나도 한잔씩 마시고 더 손이 가지 않아 대충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남편의 '안마실 줄 알았다'는 눈빛공격을 받고 나니 뭐라도 해야 될 것 같아서 남은 반 병으로 방쇼를 만들기로 했다. 산지 오래되어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  과일과 설탕을 좀 넣고, 계피스틱 두어 개를 넣어 살짝 끓이니 온 집안에 향긋한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보졸레 누보는 그냥 그랬지만 이렇게 끓여 먹으니 낭비도 없고 최곤데? 다음에 방쇼를 만들 땐 더 저렴한 와인을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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