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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코 Dec 03. 2023

꼬리꼬리한 치즈의 세계

퐁듀와 라클렛의 계절


일 년 내내 써머바디 준비를 하는 동료가 있다. 다이어트 의지가 정말 강한지 다른 동료들이 사무실에 가져오는 크라상이나 쿠키 종류는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날이 제법 추웠던 금요일, 영혼 없이 주말 계획을 물어보았는데 이번 주말에는 올 해의 첫 라클렛을 만들어 먹을 거라며 행복해했다.


“써머바디는 어쩌고?”

“겨울은 추우니까..”


우리동네 치즈 공장/판매점


치즈에 진심인 프랑스인들의 집에는 거의 퐁듀 냄비나 라클렛 그릴이 있다고 한다. 퐁듀는 워낙 유명해서 뭔지 알겠는데 라클렛??


퐁듀가 치즈를 작은 냄비에 녹여서 빵이나 야채 등 각종 재료에 찍어 먹는 거라면 라클렛은 한국에서 쓰는 불판 같은 그릴을 테이블 중간에 놓고 각자 먹고 싶은 치즈를 녹여 야채/고기/빵에 올려먹는 것이다.


추운 겨울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그릴에 치즈를 녹여가며 와인과 함께 먹는다니! (좋은데?!)

출처 : 구글

겨울 시즌 마트에 가면 다양한 치즈를 얇게 썰어 라클렛 파티용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예전에 퐁듀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퐁듀가 딱히 내 취향은 아니라 라클렛에 도전해 보지는 않았는데 집에 그릴 있으니 한번 시도해 볼까 하는 생각은 든다. (남편과 둘이 먹기엔 일이 많으니 다음에 손님이 오면)



확실히 추우니 뭔가 열량이 높은 것이 먹고 싶어 동네에서 유명한 치즈 공장에 들러 치즈를 사 왔다. 입구에서부터 꼬리꼬리한 발효된 치즈 냄새가 엄청 강했다. 엄청 강한 냄새라 코가 마비되는 줄 알았다. 청국장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은 것 같다.


남편도 향이 강한 치즈를 좋아하지 않고 나도 연한 맛을 좋아해서 치즈 초보자를 위한 걸 네 가지 추천받아 사 왔다.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하나는 다 먹지 못하고 곰팡이가 핀 채로 쓰레기 통으로 향했다. 다음에는 좀 더 다양한 치즈를 살 수 있는 곳에 가봐야겠다. 아직은 브리같이 맛이 강하지 않고 부드러운 치즈가 나한테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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