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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아 Jul 29. 2022

8월에는 아프면 안 되니 몸 사려

전 국민이 바캉스 떠난 프랑스


8월은 전국적인 바캉스 시즌이다. 파리, 마르세유, 리옹 같은 큰 도시 같은 경우는 주민들은 다 바캉스 떠나고 빈 도시가 관광객들로 채워진다고 한다. 반면 휴양지로 유명한 남프랑스나 작은 도시들은 바캉스 오는 사람들로 북적북적. Aix les bains 은 7월부터 이미 온 도시가 관광객들로 가득 차서 지나갈 때마다 여기 집 안 구하길 (못 구했지만)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나 할 것 없이 대부분의 회사들이 바캉스 시기에는 문을 닫고, 자영업 하는 사람들도 휴가를 떠나서 동네 빵집조차 문을 몇 주간 닫는 경우도 있다. 휴가를 맞아 패디큐어를 할까 했더니 네일살롱들도 한 달간 바캉스를 떠나서 예약 가능한 날이 9월이었다. 누가 돈보다 삶을 즐기는 것이 중요한 프랑스 사람들 아니랄까 봐.


바캉스 떠나기전 동료들과 한잔


동료들이  기간에는 의사들도 바캉스를 떠나서 병원 예약하기가 너무 어려우니 아프면 안 된다고 몸 사리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회사 동료는 앞니가 깨졌길래 괜찮아? 치과 안 가?? 이렇게 물어봤더니, 치과의사가 휴가 가서 예약 가능한 날이 8 말이라 그때까지 기다려야 된다고 했다. 이게 무슨 소리야.. 


한국 같으면 이가 깨지자마자 동네 치과에 달려가서 붙였을 텐데. 환자가 많은 병원이야 예약 잡기가 좀 어려울 수 있지만 치과는 어디라도 있으니 한 달 넘게 기다릴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 항상 그래 왔기 때문인지 프랑스 사람들은 기다리는 게 당연하고 익숙한 것 같다. 빨리빨리 한국사람들은 못 참지. 응급실도 밤에는 문을 닫는 곳이 있어서 응급실이라고 부르기조차 민망한 지경이다. 사람 치료도 제대로 못하게 생겼는데 24시간 입원 가능한 동물병원 있냐고 물어봤던 내가 동료들 눈에는 얼마나 이상했을까.     


오늘 오후부터 3주간의 바캉스가 시작되고, 아직 별다른 계획은 다. 유럽에 왔으니 근교를 돌아봐야 할 텐데 일단 퇴근하면 우리 동네 빵집이 언제 휴가 가는지부터 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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