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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아 Nov 08. 2022

시골 주택의 난방

벽난로와 물주머니


며칠 비가 오더니 기온이 뚝 떨어졌다. 낮 기온이 15도 근처까지 내려가더니 아침 출근 시간은 4-5도에서 왔다 갔다. 현장에 붙어있는 사무실도 추워져서 두꺼운 스웨터를 입고 출근하기 시작했고 현장에서 근무하는 동료들은 목도리도 하고 나온다.


10월 말부터 서머타임이 끝나니 퇴근하는 5시쯤엔 벌써 어둑어둑해져서 야외 활동도 모두 끝. 기나긴 겨울밤을 집에서 뭐하고 보낼지 고민했더니 동료들이 벽난로에 장작 태우면서 불멍 하는 걸 추천해주었다. 거기에 와인은 필수라며.


캣티오 설치하고 남은 나무를 태워보았다


이 동네는 집집마다 장작을 산만큼 쌓아놓고 하루 종일 벽난로를 태워서 창문만 열면 나무 타는 냄새가 난다. 난방을 하려면 거의 온종일 나무를 태워야 하는데 난방용 나무는 최소 1년은 말린 두꺼운 마른 장작을 써야 된다고 한다. 보스가 이 지역 토박이라 어디서 나무를 주문하면 되는지 알려준다고 하던데 올 겨울을 날 장작을 쌓아둘 생각을 하니 뿌듯하면서도 이상한 기분이 든다.


바다 건너 다른 나라에 왔을 뿐인데 장작으로 난방을 하게 될 줄이야. 불멍은 캠핑이나 가야 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벽난로가 있는 집에서 불멍을 하게 될 줄이야.


열심히 부채질하는 남편
엄마 저거 뭐야

토요일 밤새 비가 내리고 일요일은 공기도 차갑고 축축하기도 해서 집에 남은 나무를 긁어모아 벽난로를 개시해 보았다.


장작을 사러 가기에 일요일이 적당한 날은 아니었던 지라 (거의 모든 상점이 일요일엔 문을 닫는다) 캣티오 지을 때 쓰고 남은 나무를 잘라 아쉬운 대로 태워봤는데 너무 얇아서 그런지 한 시간 만에 다 타버렸다.


나무가 다 타고난 이후에도 벽난로 앞이 훈훈해서 이번 주말에는 벽난로 앞에 러그를 깔기로 했다. 고양이들이랑 벽난로 앞에서 불멍 할 생각에 주말이 벌써 기다려진다.


가운에 물주머니는 필수


지난 주말엔 마트에서 보온용 물주머니를 8유로 주고 하나 샀다. 한국에서도 사무실이 너무 추워서 겨울마다 쓰던 물 주머니가 있었는데 이삿짐 정리하면서 버리고 온 게 영 아쉬워서 다시 샀다.


자기 전에 끓는 물을 2/3 정도 담아서 안고자면 아침에 일어날 때까지 따뜻하다. 한국에서 전기장판을 챙겨 오긴 했는데 전기세도 아낄 겸 당분간은 보온 물주머니로 버텨보기로 한다.


이번 주말에는 한잔만 마셔도 온몸이 따땃해지는 뱅쇼를 끓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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