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은 사랑을 타고

by 최굴굴

수술한 지 일주일쯤 됐을까?

남편이 나에게 살며시 와서 수줍게 귓속말을 한다.

"사랑을 나누면 골절 회복속도가 빠르대."

나는 간만에 웃기는 소리 들었다며 막 웃었고, 그렇게 가볍게 지나갔다.

당시 발목수술 통증으로 고슴도치처럼 예민해져 있었다. 누가 반경 1m 안으로 가까이 오기만 해도 발목이 쩌릿쩌릿 울렸다.

발목에 자아가 생긴 게 분명했다. 모든 것이 경계 대상이었다.

친정엄마네 얹혀 지내며 방도 혼자 쓰고, 잠도 혼자 잤다. 그게 몸도 마음도 편했다.


그러다 정신없이 준비하며 오른 제주행 비행기 안.

공항에서부터 행여 사람들과 부딪혀 발목이 잘못될까 이래저래 몸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다.

그런 나의 마음을 알아챘는지 남편이 고생한다며 살포시 안아주고 도닥여주는데 갑자기 온몸에 있던 가시들이 사르르 녹아버리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남편의 품에서 긴장이 풀리며 그 짧은 비행에 잠을 다 잤다.

그리고 그날 밤, 내 발목의 회복속도는 진짜로 조금 빨라졌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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