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올해로 38.
족보를 어지럽히는 빠른 생일이기 때문에 39살과 친구다. 어디 가서는 좀 어려 보이고 싶어 '서른여덟이에요' 하는데, 내일모레 마흔이기는 마찬가지다.
발목수술을 받을 당시 경황이 없기도 하고, 자랑거리도 아니라 지인들에게 특별히 알리지 않았다. 그렇게 조용히 지내고 있는데, 고등학교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친구 1: 최굴굴, 잘 지내? 야, 나 무릎에 금 갔대. 그냥 넘어졌거든? 근데 금 갔대! 어이없지 않아?
나: 헐, 괜찮아? 나도 실은 넘어졌는데, 발목이 부러져서 수술받고 요양 중이야.
친구 1: 악, 뭐야. 우리 이제 이럴 나이인가 봐.
또 얼마 지나 대학동기에게서 연락이 왔다.
친구 2: 굴굴아, 나 책 하나만 추천해 줘. 요즘 일을 쉬고 있어서 시간이 많네.
나: 오랜만이야! *** 이 책 추천해. 너 일 쉬고 육아에 전념하기로 한 거야?
친구 2: 사실 나 허리디스크 때문에 한 달째 누워있어. 이제야 좀 살살 움직여. 사는 낙이 없다. 넌 별일 없지?
나: 어머어머 웬일이니. 괜찮은 거야? 실은 나도 얼마 전에 발목골절수술했어. 지금 누워있어.
친구 2: 세상에! 괜찮니? 우리가 벌써 이럴 나이인가?
마흔 언저리.
80 인생의 절반을 살아와서 이제는 슬슬 아플 일만 남아있는 것도 서러운데, 아직 절반밖에 살지 않아서 하고 싶고 즐기고 싶은 것도 많으니 우울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