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적당함
식물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다. 그 식물에 맞게 물도 적당히, 햇빛도 적당히, 바람도 적당히 줘야 잘 큰다는 것을. 육지에 살 때는 집 앞이 공원이었음에도 고층이라 하늘밖에 보이지 않아 초록색이 그리워 화분을 여러 개 들여 키웠다. 정말 화분마다 특징들이 다 달랐다. 그 자리에 두고 가끔 물만 주는데도 쑥쑥 크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아침에 햇볕에 내놨다가 점심에 그늘로 들여놔야 하는 아이도 있고 적당한 바람을 꼭 쐐줘야 하는 아이도 있었다. 이렇게 나는 화분을 키우며 '식물도 저마다 빛, 물, 바람의 적당량이 다른데 사람들은 얼마나 많이 다를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우리에게 적당함은 어느 정도 일까? '적당'이라는 말이 참 어렵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정의했다. 상황마다, 사람마다 적당한 정도는 항상 바뀌는 것이라고 말이다. 오늘 나의 적당함은 머그잔에 담긴 따뜻한 아메리카노 만큼인 것 같다. 하루를 시작하기에 아주 적당하다.
이번주는 퐁당퐁당 연휴가 있어서 그런지 마음에 여유가 넘치네요.
여러분의 오늘도 적당히 행복한 하루가 되시길 바라요.
이미지 출처: 그림책 <적당한 거리>, 전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