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릴 수 없기에

작은 쓰담 29. 많은 순간에 마음을 담되, 모든 순간을 붙들진 않기

by 차미레
되돌릴 수 없다면, 지금 이 순간을 다르게 살아야 한다.
과거의 한 장면을 붙잡고 수없이 되감아도,]
시간은 한 번도 거꾸로 흐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오늘은
놓아야 할 것과 품어야 할 것을 고른다.
많은 일에 마음을 담되,
모든 일에 마음을 묶어두지는 않는다.
그렇게 남겨진 것들로,
조금 더 가벼운 나를 살아간다.


문득,

되돌릴 수 있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바꿀지 떠올려본다.

그날 웃으며 했던 말, 차갑게 돌아섰던 뒷모습,

한 번만 더 생각했더라면 달라졌을 선택들.

그 기억들은 마치 작은 조약돌처럼 주머니 속에 남아,

때때로 손끝에 걸려 나를 멈추게 한다.


우리는 많은 일에 의미를 둔다.

사랑했던 순간, 애써 견뎌낸 시간,

심지어 후회와 상처마저도

그 나름의 의미를 찾아내며 살아간다.

그렇게 붙잡아야만

나의 하루가 헛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


다만,

모든 일에 같은 무게를 싣다 보면,

마음은 금세 가라앉는다.

의미라는 이름으로 짊어진 돌이

점점 나를 깊은 곳으로 끌고 내려간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다르게 해보려 한다.

의미를 두어야 할 순간과 흘려보내야 할 순간을

차분히 가려내고,

손에 쥔 돌 중 몇 개는

물 위에 던져 물결로 보내준다.

그렇게

남은 것들만 오래, 단단하게 품어보려 한다.


되돌릴 수 없기에,

놓아야 할 것을 놓고,

남겨야 할 것만 남긴다.


그리고,

남은 자리엔

조금 더 가벼워진 내가 서 있다.

오늘의 나는, 어제보다 조금 더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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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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