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쓰담 7. 시간의 유한함 인식하기
죽음의 그림자와 함께 걷는다는 것은 늘 흔들림 속에 있다는 뜻이다.
가끔은 모든 것이 부질없다며 내려놓고 싶어지지만,
그럼에도 나는 삶을 선택한다.
그 선택 하나가 오늘을 살아내게 한다.
아프고 난 뒤로, 나는 늘 죽음과 함께 산다.
멀리 있는 줄 알았던 죽음은, 사실 한 발자국 옆에서
내 그림자처럼 나를 따라다닌다.
죽음은 가끔 내게 속삭인다.
“그만해도 괜찮아. 다 소용없잖아.
죽으면 끝인데 왜 이렇게 애쓰니?
그냥 쉬어. 모든 걸 내려놔.”
그 말이, 이상하게도 달콤할 때가 있다.
애써 쌓아 올린 것들이 무너지는 허무감 속에서
그 유혹은 잠시 안락한 휴식처럼 다가온다.
하지만 또 다른 내가 고개를 든다.
“아니, 아직은 아니다.
시간이 생각보다 짧을지라도
끝까지 해보고 가자.
아직 다 해본 게 아니잖아.”
나는 그 두 목소리 사이에서 흔들린다.
어느 쪽이 진짜 나인지,
혹은 둘 다 나인지 알 수 없다.
약을 삼키는 순간마다
나는 나 자신을 연민한다.
‘왜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지?’ 하다가도
던져버린 약통을 다시 주워 들며
‘그래도 살아야지…’ 하고 중얼거린다.
그 모습이 너무 초라해서, 더 서글프다.
나 혼자라면
아마 벌써 모든 걸 내던지고
칼춤이라도 추듯 미친 듯이 날아갔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는 혼자가 아니다.
이유 없이 짜증을 내고,
투덜거리면서도 내 옆에 서 있는 아이.
그 사소한 눈빛 하나, 툭 던지는 말 한마디가
죽음 쪽으로 기울던 나를 다시 삶으로 당겨온다.
죽음과 삶, 두 끈이 내 안에서 줄다리기를 한다.
나는 매일 그 줄 위에서 흔들리며,
넘어질 듯 위태롭지만,
아직은 삶의 쪽을 붙든다.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가
슬프고 아쉽지만,
그래서 오늘 하루가 더 귀하다.
오늘도 나는,
죽음이 아닌 삶의 편에 서기로 한다.
그리고 조용히 바라본다.
이 선택이 내일도 이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