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쓰담 1. 하루에 여백 담기
계획을 세우고 잠이 들어야 마음이 편했다.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날을 맞이했다.
익숙하고 오래된 내 방식이었다.
무언가로 하루를 ‘꽉’ 채워야만
허전함이 채워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아프고 나서 알게 되었다.
숙제하듯 하나씩 끝내며 살아가는 삶이
꼭 정답은 아닐 수 있다는 걸.
오히려 계획들이 나를 더 다그치며
그 속에서 숨조차 쉴 수 없었던 건 아닐까.
매일을 다 쏟아내듯 살다가는
정작 남은 삶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찾아왔다.
현재에만 몰두한 나머지, 미래를 놓칠 수도 있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나는 멈추기로 했다.
꽉 채우지 않아도 괜찮다고, 그 빈자리를 허락하기로.
미리 짜인 틀에 나를 억지로 밀어 넣는 대신,
조금씩 그 경계를 흩트려보기로 했다.
완벽한 하루보다
그저 살아 있는 삶을, 조금 더 오래 이어가고 싶다.
조금 덜 채운 하루.
여전히 어색하고 낯설다.
때때로 ‘하루를 채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불쑥 찾아온다.
"너, 많이 건강해졌구나."
마음속으로 조용히 쓰다듬는다.
건강한 나를 위해, 더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더 건강해질 미래의 나를 위해, 여유를 주저하지 않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