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를 상신한 월요일, 『수업 그리고 두 번째 삶』
교사는 쉽게 멈추지 못하는 사람이다.
수업은 비워지면 안 되고, 교실은 흔들리면 안 된다고 배워왔다.
그러나 오늘, 나는 멈춤을 선택했다.
수업을 내려놓는 대신, 삶을 지키기로 했다.
오늘 병가를 상신했다.
결재선에 문서를 올리는 일은 불과 몇 분이면 충분했다.
그러나 그 몇 분에 이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몸의 신호를 여러 번 미루었고,
괜찮다는 말로 스스로를 설득해 왔다.
교사는 자리를 지키는 사람으로 여겨진다.
아파도 출근하고, 힘들어도 수업은 이어가는 사람.
수업은 개인의 사정보다 앞선다는 암묵적인 기대 속에서
우리는 버티는 법부터 배워왔다.
그래서 멈추겠다는 선택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다.
오래 서 있기 위해,
잠시 물러나는 일에 가깝다.
나는 오늘
수업을 멈춘 것이 아니라,
버티는 방식을 멈추기로 했다.
상신 버튼을 누른 뒤
늦게 도착한 감정이 있었다.
울컥함이었다.
책임을 내려놓아서가 아니라
책임을 더 오래 지키고 싶어서 내린 결정이라는 것을
스스로에게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수업을 멈춘다고 해서
내가 교사가 아닌 것은 아니다.
교사라는 정체성은
교실 안의 역할이 아니라
교육을 대하는 태도에 더 가깝다.
수업은 잠시 멈추었지만
배움은 다른 방식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번에는 아이들 앞이 아니라
내 삶을 향한 배움일지 모른다.
『수업 그리고 두 번째 삶』.
오늘 나는 그 제목을
조금 다르게 읽는다.
수업과 삶은
앞뒤의 문제가 아니라
나란히 서야 하는 두 축이라는 것을.
하나가 무너지면
다른 하나도 오래 서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멈춤은 후퇴가 아니라
지속을 위한 선택일 수 있다.
나는 오늘
그 선택을 했다.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