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광현의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가 남긴 너무 늦게 알아차린 마음
어떤 마음은 끝내 말이 되지 못한다.
말하지 못한 마음은 종종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 조용한 마음들을 떠올리며,
마음을 알아차린다는 것이 무엇인지 묻게 된다.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반달이’의 이야기다.
말을 하지 못하는 반달이는 몸짓 언어로 마음을 표현하려 한다.
마음을 말로 전하기 전에, 먼저 몸으로 보여준다.
세 번이나 죽을 뻔한 백설공주를
살리기 위해 온갖 고난을 견뎌낸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자신만의 춤을 완성한다.
하지만 끝내 백설공주에게 전하지 못한다.
백설공주가 떠난 뒤 반달이는 안개의 숲으로 돌아가
그곳에서 조용히 생을 마친다.
시간이 한참 흐른 뒤
백설공주는 거울 앞에서 묻는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사랑하는 이는 누구니?”
그제야 백설공주는 자신을 향해 있던 반달이의 마음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이미 모든 시간이 지나간 뒤다.
그래서 백설공주는
거울이 있는 방의 문을 잠근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이렇게 끝난다.
“백설공주를 사랑했던
어느 안개의 숲 작은 난장이의 슬프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는
이렇게 그저 먼 옛날이야기 한 조각으로 끝을 맺습니다.”
말하지 못한 마음은 과연 세상에 존재하는 것일까.
교실에서,
어떤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쉽게 말하지 못한다.
억울해도 설명하지 못하고,
좋아해도 표현하지 못하고,
도움이 필요해도 말하지 못한다.
그래서 때로는
그 마음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교실을 조금 더 오래 들여다보면,
말하지 못한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어떤 아이는
관심을 받고 싶어서 장난을 치고,
어떤 아이는
도움을 요청하는 대신 조용히 뒤로 물러난다.
표현되지 않았을 뿐
그 마음은 분명히 존재한다.
문제는
그 마음이 알아차려지지 않을 때다.
반달이의 마음이 백설공주에게 너무 늦게 전달된 것처럼
아이들의 마음 역시
알아차리는 순간이 너무 늦어질 때가 있다.
그래서 교실에서는
한 가지 질문을 계속 떠올리게 된다.
아이의 말만 듣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아이의 마음을 보고 있는 것일까.
말로 표현되는 것만 듣다 보면
조용한 아이들의 이야기는
교실 밖으로 밀려나기 쉽다.
어쩌면 교사의 일은
아이들의 말을 듣는 일이라기보다
말이 되지 못한 마음을 발견하는 일에 가까운지도 모른다.
교실에는
늘
말하지 못한 마음들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