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사람들에게 자주 받았던 질문이 있다.
“어떤 사람을 좋아해요?”
“좋아하는 타입이 있어요? 연예인이라면 누가 이상형이에요?”
그런 자리에서는 언제나 내 대답이 가벼웠다.
“저는 예술가를 좋아해요.”
"우리 모두의 이상형은 공유잖아요."와 같은 농담으로 흘려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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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끔은 내 대답을 진지하게 살펴
꼼꼼하게 묻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때마다 나의 대답과 반응은 한결같았다.
"그런가요?"
늘 본능과 직감에 따라 마음이 움직인다고 믿었으니까.
어렵지 않은 취향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돌아보니
나는 꽤 사소하면서도 까다로운 취향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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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 한 권을 가방에 넣고 다니는 사람을 좋아한다.
책을 늘 곁에 두는 습관.
내게도 한 5년 전부터 생긴 작은 달란트다.
립밤이나 핸드크림을 챙기듯,
함께 시간을 보내는 책이 있는 사람이 좋다.
한 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핸드폰을 두고 온 것 같다며
작은 가방 속에서 소지품을 하나씩 꺼냈다.
그 안에 꼭 맞는 책이 소지품 사이에 놓인다.
그 장면 하나가
그 사람과 시간을 쌓고 싶은 이유가 되기도 했다.
KlasseW | Fujifilm 200, 35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