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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분

by 취향

잊고 있던 온기가 문 앞에 서성인다.

겨우내 몸을 웅크리던 마음도

조금씩 풀어질 준비를 한다.


날카롭던 바람이 먼 곳으로 흩어지고

따뜻한 볕이 서늘했던 자리를 채운다.


찬 기운을 머금었던 손끝이

따뜻한 것들을 기억해낸다.


빛이 길어져 짧아진 그림자를 쫓고

닫혀 있던 창이 열리며

머뭇거렸던 발걸음을 옮긴다.


조금 유연한 사고가

조금 느슨한 마음이

이 계절의 온도를 닮아간다.

Film Camera | KlasseW

35mm Film | Kodak ColorPlus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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