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밭은 순천만 습지
늦가을 풍경, 최고 갈대 명소는 여기
가을이 되면 잊지 않고 늘 찾아보는 여행지가 있다. 바로 갈대밭 명소 순천만 습지.
이번 여행도 늘 그렇듯 집에서 상당히 멀다. 물병이 든 백팩을 메고 터미널로 향했다.
평일이라 버스 터미널은 조용했는데 순천만 습지에 도착하니까 관광버스도 많고 사람들도 엄청 붐볐다.
주말이면 어땠을까 생각하다가 나도 모르게 고개가 저어졌다.
갈대가 사그락거리는 소리는 여전히 날 설레게 한다.
난 왜 이렇게 순천만 갈대밭이 좋은 거지? 혹시 전생에 이곳의 갈대였나?
저 햇빛에 수줍은 듯 어깨를 살짝 젖히는 갈대들이 감성주의 어른을 너무 흥분케 한다.
날씨가 너무 좋았다. 햇빛이 반짝반짝 그래서 갈대밭이 더 예쁘고 오묘하다.
이게 얼마나 예쁜지 이곳에 온 사람들은 안다.
가는 길 모퉁이마다 최고의 포토존이다. 덕분에 나의 카메라는 쉴 틈이 없었다.
갈대밭 데크길을 따라 용산전망대 방향으로 갔다.
한 가지 아쉬웠던 건 용산전망대가 안전문제로 공사 중이라서 보조전망대까지만 갈 수 있다는 것.
올라가는 길이 은근히 오르막길이다.
헉헉, 나의 숨이 가빠졌다.
보조전망대 가기 전, 잠시 섰다.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갯바람다리를 건넌다.
약간씩 흔들리는 다리가 재밌다.
드디어 용산전망대가 아닌 보조전망대 도착.
어렴풋, 순천만 습지 S자 곡선이 보인다.
이걸 보니까 더 아쉬움이 생겼다.
다음에는 꼭 용산전망대에서 순천만 일몰을 마주하기를.
나가는 길, 갈대밭에 조형물이 조금 뜬금없었지만 사진으로 담아 보니 꽤 괜찮다.
햇빛이 점점 사그라든다.
늦은 오후, 가을햇살에 비치는 갈대밭이 너무 예뻐서 한참을 보았다.
손으로 갈대를 훑으면서 나이 듦이 슬퍼졌지만, 한편으론 이렇게 혼자서도 여행을 잘할 수 있는 지금이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돌아오는 내내 바람에 이끌려 사각사각 갈대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리는 것 같았다.
내년 가을에 또 봅시다.
또 오겠습니다.
여기의 바람, 햇빛, 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