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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mma Aug 10. 2023

얼굴 한 번도 안 본 사람을 질투하다.

질투와 결핍


내가 좋아하는 선생님께 수업을 배울 때 일이다.


그 선생님이 예시를 들면서 어떤 학생을 언급하셨다. 그 학생이 처음에는 굉장히 어려움도 많았고 힘들어했는데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와 의지가 강했더라.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본인이 원하는대로 자기 삶을 꾸려 나가는 것을 보고 굉장히 인상 깊었고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그 학생이 얼마전에도 안부를 물어오는 연락을 했다며 아주 흐뭇한 미소로 이야기를 하셨다. 그 얘기를 하신 요지는 내가 그 수업을 받을 때 많이 방황을 하고 있었고 나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힘을 내라고 하는 메시지였다.


하지만 나는 거기서 질투의 감정이 올라왔다.

이게 벌써 몇 년 전 일인데도 나는 아직도 얼굴 한 번도보지 못하고 수업 때 1분 정도 언급된 그 학생을 여전히 질투하고 있다.


첫째는

내가 좋아하는 선생님의 눈빛이 그 학생을 이야기 할때 얼마나 애정어리던지. 목소리에서도 반가움과 기특함이 느껴졌다. 나도 선생님의 그런 애정을 받고 싶은데 나는 선생님께 그거에 미치지 못하는 존재라는 생각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사실 그 선생님께 내가 잘 보여야 하는 관계도 아닐 뿐더러 서로 북돋아주고 응원해주는 사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수업시간마다 무척이나 긴장을 했던 기억이 난다. 처음에는 낯서니깐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나중에는 내가 나의 좋은 모습만을 보여줘야 할 것 같은 대상으로 그 선생님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더 긴장되고 대답을 잘해야 할 것 같고 실망시키면 안될 것 같은 부담도 느꼈다.

사람 사이에 기본적으로 느끼는 긴장감을 제외하고도 너무 과도하게 내가 불안정했던 이유는 그 선생님께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었던 욕구도 꽤 컸던 것 같다.


둘째는

이제 더 이상 그 수업을 받지 않으니 얼굴 뵐 일도 없게되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좋은 사람들과 연결되고 소속감을 느끼고 싶은 욕구도 강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학생이 졸업을 하고도 그 선생님께 안부 인사도 전하고 종종 만나며 친구처럼 지낸다는 이야기에 질투가올라왔던 것 같다. 나도 저런 관계 가지고 싶은데. 나도저거하고 싶은데 나는 못하니깐. 연락하고 자주 만나고 친해지다 보면 친밀감도 느끼겠지만 서로의 경계를침범해서 불편해질 것 같은 두려움이 나에게는 크게 존재한다.


그리고 결국엔 서로의 모든 모습을 보여주고 실망하고관계가 틀어질 것 같은 나의 신념도 한 몫하기에 모든 관계가 조심스럽고 긴장된다. 이 사람에게만큼은 발끝을 세우지 않고 푹 퍼져서 나의 민낯의 있는 그대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가도 이내 곧 내면에서 나에게 '너 긴장해, 안그러면 저 사람 널 떠날거야. 신비감을 유지해. 경계해. 선을 지켜' 이렇게 말을 하곤 한다. 여전히 자신에게 관대하지 못해서 나오는 건지 아니면 적당히지켜야 할 선을 지키지 못했을 때 상처 받았던 경험들이 나를 지키기 위해 보호하는 건지 아직도 애매모호하고 혼란스럽긴 하다.



관계는 참 어렵다.



근데 웃긴 게

나와 저렇게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에게만 질투를 하는게 아니다. 나와 전혀 관계도 없는 연예인이나 먼 친척 또는 한 번도 만난적이 없는 친구의 친구 이야기를 들을 때도 나는 불쑥불쑥 질투의 감정이 올라오기도 한다. 이것은 그만큼 그 사람이 가진 것에 대해 내가 느끼는 결핍이 크다는 이야기겠지. 질투가 파괴적으로 갈때 스스로를 너무 힘들게 하고 일상을 제대로 살기가 어려워진다.



하지만 나에게는 인정하고
그것을 회복하는 힘도 동시에 있다.



질투를 실컷 하다가 그래 맞아 나 이런 거 부족하지 이런 거 내 삶에 없지. 이렇게 인정이 되기도 하는 순간은반드시 찾아온다.


나는 내 삶에서 사랑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늘 소망했다. 하지만 가족과 있을 때 친한 친구와 있을 때 연애를할 때 직장에서 있을 때 등 나는 이게 정말 사랑이구나 싶은 감정을 슬프게도 제대로 느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들이 어때서가 아니라 어떤게 사랑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아직도.

또 나는 사람들과 소통 잘하고 싶고 연결되고 싶은 욕구가 있는데 내 인생은 그것보다 두려움과 외로움이라는 키워드가 나의 발목을 잡을 때가 더 많았던 것 같다.

어린시절 부터 현재까지 겪은 경험들을 쭉 떠올려 보며 나는 나에게 어떤 것을 채워주고 싶은지 많이 생각하는 요즘이다. 질투의 감정을 넘어서 내 안에 있는 결핍을 잘 들여다봐주고 나에게 없는 것들을 채워주고 그 온기가 나에게 닿았을 때 나는 어떤 발견을 할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이 일상이 무척이나 감사한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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