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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짝사랑 08화

제8화. 마음의 방향

- 그리고 새로운 깨달음

by 만을고옴

나오직이 복잡한 전공 과제를 능숙하게 도와주던 그날 이후, 김사랑의 마음속에는 잔잔한 파동이 일었다.

그녀는 나오직이 그저 자신을 짝사랑하는 '착한 친구'가 아니라, 자신만의 능력과 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의 묵묵하고 헌신적인 모습 뒤에 숨겨진 진지함과 실력은 그녀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나오직을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했고,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귀 기울였다.

나오직이 자신을 위해 건네는 따뜻한 커피, 힘들어 보일 때 말없이 건네는 위로, 그리고 언제나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심… 이 모든 것이 그녀의 마음속에 깊은 울림을 주었다.

그녀는 자신이 그동안 쫓았던 '이상형'이라는 기준이 얼마나 피상적이었는지, 그리고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혼란스러웠다.


"사랑아, 너 요즘 나오직이랑 부쩍 친해진 것 같아?"


순아름이 김사랑의 변화를 눈치채고 물었다.

김사랑은 살짝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저었다.


"뭐가? 그냥… 과제 때문에 좀 도와준 것뿐이야."

"에이, 거짓말! 네 눈빛이 달라졌어. 혹시… 나오직이 좋아진 거야?"


순아름이 김사랑을 놀렸다.

김사랑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순아름의 말에 부인할 수도 없었다.

그녀는 나오직에게 느끼는 이 감정이 과연 '사랑'일까, 아니면 그저 '익숙함'과 '편안함'일까 스스로에게 수없이 질문했다.

그러던 중, 김사랑에게 또 다른 미팅 제안이 들어왔다.

상대는 유명 로펌에 다니는 변호사였다. 과거의 김사랑이었다면 망설임 없이 나갔을 만남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번에는 달랐다. 그녀는 미팅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했다.


"미안해. 나 요즘 바빠서 새로운 사람 만날 여유가 없어."


미팅 제안을 거절한 후, 김사랑은 묘한 안도감을 느꼈다.

더 이상 자신의 이상형을 찾아 헤매는 것이 의미 없게 느껴졌다.

그녀의 마음은 이제 나오직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그녀는 나오직의 진심을 외면했던 지난 시간들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김사랑은 나오직에게 자신의 변한 마음을 보여주기 위해 작은 노력들을 시작했다.

평소 나오직이 자신에게 해주던 것처럼, 그를 먼저 챙기기 시작한 것이다.

나오직이 과제 때문에 밤늦게까지 연구실에 남아 있으면, 그녀는 따뜻한 음료를 사다 주거나, 간식을 챙겨주었다.

그녀의 행동은 아직 조심스러웠지만, 그 안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나오직은 김사랑의 작은 변화를 감지하고 있었다.

그녀가 자신에게 먼저 말을 걸거나, 눈을 마주치며 웃어줄 때마다 그의 심장은 쿵쾅거렸다.

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심스러웠다.

지난 시간 동안 그녀에게 수없이 거절당하고 상처받았던 기억이 있었기에, 그는 쉽사리 희망을 품지 않으려 애썼다.


'그냥 친구로서의 호의겠지…' 그는 애써 마음을 다잡았다.


오지랖은 나오직의 그런 모습을 보며 답답함을 느꼈다.


"야, 나오직! 김사랑이 너한테 얼마나 잘해주는데, 아직도 못 믿는 거야? 너 그러다 진짜 놓친다!"


나오직은 한숨을 쉬었다.


"내가 어떻게 믿어? 그동안 김사랑이 나한테 어떻게 했는데… 갑자기 이렇게 변하니까 혼란스러워."


오지랖은 나오직의 어깨를 툭 쳤다.


"야, 이 바보야! 김사랑도 이제 네 진심을 알아봐 주는 거라고! 네가 좀 더 용기를 내야지!"


김사랑은 나오직의 그런 반응에 살짝 실망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마음이 이제 나오직에게로 완전히 기울었다는 것을 확신했다.

그녀는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소중한 사람을 옆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했는지 깨달았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그녀는 나오직에게 자신의 진심을 보여줄 때가 왔음을 직감했다.

그녀의 사랑은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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