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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히어로의 탄생

-이순신, 임꺽정, 홍길동 뭉치다.

by 만을고옴

먼 미래의 통일 한반도 한국에서는 더이상 분단의 아픔이나, 전쟁의 위험성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 중국과 러시아와 국경이 맞붙는 상황이라 한국은 더욱더 국가 방위에 심혈을 기울수 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고요했던 한반도의 하늘이 찢어지듯 갈라졌다.

아니, 땅이 찢어진 걸까.

사람들의 몸속에, 그림자처럼 숨어 지내던 무언가가 비명을 지르며 튀어나왔다.

그것은 형체 없는 어둠 덩어리 같기도 했고, 끈적이는 액체 같기도 했다.

순식간에 몸을 부풀린 그것은 도심의 빌딩만큼이나 거대해졌다.

기괴한 촉수를 휘두르며 건물을 부수고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을 짓밟았다.

혼돈, 그 자체였다.


서울 한복판에서, 부산 앞바다에서, 광주 무등산 자락에서,

그리고 또 전국 곳곳에서 동시에 거대 괴물들이 출현했다.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 채 공포에 질려 달아날 뿐이었다.

군대가 출동했지만, 일반 무기로는 끈적이는 괴물의 표피조차 뚫기 어려웠다.

속수무책이었다.

이대로 한반도가 괴물들의 놀이터가 되는 걸까?


바로 그때였다.


부산 앞바다에서 배를 수리하며 살아가던 노인, 이순신.

그의 눈앞에서 거대 괴물이 바닷물을 오염시키고 어선을 부수는 광경이 펼쳐졌다.

분노가 치밀어 오른 순간, 그의 손짓에 바닷물이 거대한 해일처럼 솟구쳤다.

물은 그의 뜻대로 움직이며 괴물을 감싸고 압박했다.

이전까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내가... 이 물을 다룰 수 있다니..."

그는 눈앞에 펼쳐진 믿기 힘든 광경을 보며 혼잣말을 내뱉었다.

그리고는 망설임 없이 바닷물을 조종해 괴물을 향해 돌진했다.

그의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온 전략적인 움직임과 물의 힘이 결합되자,

괴물은 서서히 움직임을 멈추기 시작했다.


한편, 경기도의 한 도축장에서 일하던 임꺽정.

거대 괴물이 도축장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본 그는,

자신도 모르게 손에 쥐고 있던 거대한 고기 토막 칼을 꽉 쥐었다.


"이... 이놈이 감히 내 일터를 망치려 들어?"

순간, 그의 몸에서 엄청난 힘이 솟아났다.

평소에도 장사로 유명했지만, 지금 느껴지는 힘은 차원이 달랐다.

그는 괴물을 향해 달려들며 칼을 휘둘렀다.

보통 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속도와 힘으로 칼날이 움직였고,

끈적하고 단단해 보이던 괴물의 몸이 그의 칼 아래 두부처럼 썰려나갔다.

괴물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움찔거렸지만,

임꺽정은 멈추지 않고 괴물을 토막내기 시작했다.


저 멀리 지리산 어딘가에 있던 홍길동.

그는 홀로 조용히 살고 있었다.

갑자기 산 아래 마을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와 거대한 그림자에 놀라 뛰쳐나왔다.

눈앞에 펼쳐진 괴물의 모습에 충격을 받은 그는, 자신도 모르게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는 발밑에 생긴 작은 구름 조각에 발을 딛었다.

어라? 구름이 그의 무게를 지탱하고 심지어 떠오르기 시작했다.

신기함도 잠시, 그는 본능적으로 구름을 조종해 하늘로 날아올랐다.

구름은 그의 발밑에서 그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탈것이 되어주었다.

그는 하늘을 날아다니며 괴물의 움직임을 살폈다.

더 높은 곳에서 보니 괴물의 약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순신, 임꺽정, 홍길동.

각자 다른 장소에서, 예상치 못한 순간에 초능력을 각성하거나 발현한 이들.

그들은 아직 서로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하지만 한반도를 덮친 거대 괴물이라는 공통의 위협 앞에,

이 위대한 이름들이 다시 한번 역사에 기록될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히어로 오프 한반도의 전설이 시작되었다.


-The be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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