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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한마음 한뜻으로

- 함께 맞서다

by 만을고옴

광화문 광장에 모인 세 줄기의 기운은 거대한 폭풍이 되었다.

독성 가스를 뿜어내던 흉측한 괴물은 예상치 못한 반격에 당황한 듯 몸을 뒤틀었다.

이순신이 일으킨 물기둥이 괴물의 몸을 휘감으며 독가스를 씻어냈고,

임꺽정이 휘두른 칼날은 단단한 비늘 갑옷을 뚫고 살점을 파고들었다.

하늘에서 내려온 홍길동은 괴물의 움직임을 예리하게 살폈다.

아래에서 맹렬하게 공격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물과 힘.

자신은 하늘을 다루는 능력.

따로 떨어져 있을 때는 그저 괴물을 막아내는 데 급급했는데,

이렇게 함께하니 마치 잘 짜인 한 편의 무술처럼 움직이는 듯했다.


괴물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몸을 크게 흔들었다.

물기둥이 약해지고 임꺽정이 잠시 뒤로 물러난 틈을 타,

괴물의 거대한 촉수 하나가 홍길동을 향해 맹렬하게 뻗어왔다.

피할 시간도 없었다.

그때, 이순신의 목소리가 번개처럼 울려 퍼졌다.


"하늘의 벗이여, 피하라!"


동시에 이순신이 손을 휘젓자, 광장 바닥의 물들이 순간적으로 얼어붙으며 방패를 형성했다.

괴물의 촉수가 얼음 방패에 부딪혀 파편이 튀었다.

홍길동은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피하며 이순신을 내려다보았다.

얼굴에 주름이 깊게 패인 중년의 모습이지만,

그의 눈빛은 젊은 장수보다도 강렬한 기백을 뿜어내고 있었다.


"고맙소, 바다의 영웅이여!"


홍길동이 외쳤다.

그 사이 임꺽정이 다시 괴물에게 달려들었다.


"에잇, 징그러운 놈! 이 칼맛 좀 더 봐라!"


괴물의 다리 하나를 더 베어내자 괴물이 균형을 잃고 쓰러지려 했다.


"지금이다!" 홍길동이 외쳤다.


그는 순식간에 구름을 모아 거대한 주먹 형태로 만들어 괴물의 머리를 강타했다.

콰앙! 천둥 같은 소리와 함께 괴물의 머리가 땅에 처박혔다.

이순신은 남은 물의 힘을 끌어모아 괴물을 완전히 봉쇄했다.

얼음으로 굳어진 물줄기가 괴물의 몸을 꽁꽁 묶었다.

임꺽정은 마지막 일격을 가하기 위해 칼을 높이 쳐들었다.


"이 땅을 더럽힌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세 사람의 힘이 하나로 모여 괴물을 완전히 제압했다.

독성 가스는 사라졌고,

광장에는 쓰러진 거대 괴물의 시체와 함께 숨 막히는 정적이 찾아왔다.


세 영웅은 처음으로 서로를 마주 보았다.

이순신은 근엄한 표정으로,

임꺽정은 껄껄 웃으며,

홍길동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서로를 살폈다.

운명이 그들을 불러 모았다는 것을,

그리고 이 거대한 위협 앞에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당신들이... 그 소문의 영웅들이었군요."


이순신이 먼저 입을 열었다.

임꺽정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소문이라니? 나는 그냥 눈앞의 징그러운 놈들을 때려잡았을 뿐입니다."


홍길동은 빙긋 웃었다.


"혼자서는 역부족일 거라 생각했어요. 이렇게 함께하니... 천하의 어떤 괴물이라도 두렵지 않네요."


아직 이름조차 제대로 모르는 사이였지만,

함께 피 흘리며 싸운 전장에서 맺어진 동지애는 어떤 설명보다 강했다.

그들은 서로에게서 같은 불꽃을 보았다.

이 땅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

그리고 새로 얻은 힘에 대한 책임감.

괴물은 쓰러졌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 알았다.

세상은 아직 혼란스러웠고, 더 큰 위협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혼자가 아니었다.

물, 힘, 하늘.

세 가지 힘이 하나로 뭉쳤으니,

이제 어떤 시련이 닥쳐와도 함께 맞설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어둠의 세력들이 통일 한반도를 조금씩 잠식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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