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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사콜라 Oct 01. 2022

영화 "로크"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다.  삶의 최악의 순간에서 조차..

고집인가 의지 인가?


영화 로크의 주인공 아이반 로크, 그에게 어느 순간 찾아온 인생 최악의 위기와 나락의 순간,

그는 되뇐다. 보란 듯이 정리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겠다고,



영화는 한 남자가 늦은 저녁 어디론가 차를 운전해 가는 차 안에서 1인극 형태로 진행된다.

그가 하는 여러 인물들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서만 영화는 진행된다.

무수한 전화 통화의 내용을 통해 그의 일상이 점점 더 무너져 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최악의 상황에서 그가 이루고자 하는 것이 단지 오기와 고집인지,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복수심이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 계속 이어 질뿐이다. 


다만, 영화는 일상에 누군가에게도 찾아올 수 있는 그런 위기에 순간에 그대로 주저앉을지, 아니면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지에 대한 선택을, 그 해답을 주인공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 같았다.



삶의 성공은 휘황 찬란한 성과와 화려한 스포트 라이트에만 있지 않다.

목표를 세우고 보란 듯이 이루어내고 그 성취감에 몸이 쪄는 순간만이 성공은 아니다.

내게 닥친 불행, 본인도 모르게 찾아오는 의도치 않은 최악의 순간에 가지는 삶에 대한 태도와 그 안에서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 하나씩 하나씩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기 위한 길을 열어 가는 것, 그것이 진정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지 않은가?


매일매일 위태하게 살아가지만, 언제나 일상을 유지하고 나락으로 떨어졌다가도 무사히 나의 삶으로 복귀하는 일, 회복할 수 있는 것 그것이 곧 삶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

늘 내가 있던 자리로 돌아와 지금의 삶을 유지하고 한 단계 한 단계 작은 발자국을 내딛는 것, 그것이 궁극적인 삶의 모습이고 완성이다. 


심한 복통이나, 두통, 못 견디게 고통스러운 통증에 앓아누웠을 때 우리는 문득 깨닫는다.

이 통증이 빨리 지나가기를 정말 이 통증만 없다면 바랄 게 없겠는데,,

아프지 않고 산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평소에는 느끼지 못하던, 아프지 않고 살아가는 일상의 고마움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몸 관리 좀 하고, 아픈 곳은 미리미리 점검하고 치료를 좀 받을걸, 늘 아프고 나서야 후회한다.

하지만 통증이 사라지면 그러한 생각과 다짐 역시 눈 녹듯이 사라진다. 

매번 반복되는 일상이다.


삶도 그렇다, 최악의 상황에 가서야, 매번 고통스러운 상황과 직면해야만, 우리는 일상의 소중함과 그걸 유지하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는다.

하지만, 고통 없는 몸, 불행한 순간 없이 우리는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가?

늘 준비하고 단련해도 사실 그 모든 상황은 피하기 쉽지 않다. 


문제는 그러한 고통의 상황과 불행이 닥치는 최악의 상황에서의 나의 삶에 대한 태도와 일상으로 복귀하고자 하는 의지, 그것이다. 

고통에 매몰되고, 불행의 늪에서 허덕이다가 나를 더 깊은 나락으로 밀어 넣을지, 

아니면, 하나씩 하나씩 실타래를 풀어내고 제 자리로 돌아갈지,

위기와 고통의 상황에서의 의지와 행동이 곧 내 삶의 존재 가치이고 태도가 되어야 한다.


탄성 높은 공처럼 바닥까지 내려가도 다시 제자리로 튀어 올라오는 것이야말로 삶의 위기에서 나를 구하고, 온전히 나 자신을 내 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주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정신적 무기가 아닐까?



영화 말미에 주인공 로크의 아들은 응원하는 축구팀의 승리에 기뻐하며 아빠와 함께 녹화 본을 같이 보자고 들뜬 목소리로 음성 메세지를 남긴다.

그리고 주인공은 가만히 그 음성을 재생해서 듣는다.


우리가 응원하는 축구팀이 경기에서 승리하고, 그걸 전해 주는 아이의 목소리,

늘 내 곁에 머무를 것이라 생각 하지만, 그 소중함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많은 것들이 있다.

내 인생의 목표가 멀리 있지 않고 늘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 우리가 늘 찾아 헤매던 성공과 행복의 다른 이름이 곧 일상 일수 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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